카드사 CEO 교체…1년차 수장 키워드 '혁신'과 '성장'
주요 카드사 최고경영자(CEO)가 바뀐 가운데 1년차 수장들의 영업 기조는 '혁신'과 '성장'이다. 20년 이상 회사를 이끈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을사년 영업 키워드를 '성장과 생존'으로 꼽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이 2년 임기를 시작했다. 박창훈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카드사 본연의 업무인 결제 분야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도모하겠단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 신한카드의 누적순이익은 5527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 박 사장은 '업계 1위' 지위에 안주할 수 없단 입장이다. 그는 "시장을 흔들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면, 많은 시도를 해 보는 것이 유일한 열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임직원에게 과감한 도전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박 사장은 취임사 끝에 '생존'을 언급했다. 혁신 없이 생존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이사 내정자는 오는 3월부터 정식 지휘봉을 잡는다. 김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업계에서는 '국제 금융전문가'로 통한다. 본격적인 임기를 앞두고 '1등 카드사'를 차지하기 위해 혁신 속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다. 위험 관리 능력을 가진 부사장단과 소통이 활발할 전망이다. 지난 11월 삼성카드는 "김 내정자가 가진 금융분야 경험과 풍부한 네트워크를 통해 기존의 결제, 금융사업을 넘어 디지털, 데이터 혁신에 기반한 새로운 사업영역으로의 확장을 리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B국민카드도 수장을 교체했다. 지난 2일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이 취임했다. 김재관 사장은 취임사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선사하기 위해 빠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2025년은 KB국민카드가 더 단단하게 성장하는 '모멘텀'이 될 것을 확신한다"라고 했다. 김 사장은 해외사업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슬림화'를 위해 조직도 개편했다. 기존 금융영업그룹과 글로벌사업그룹을 금융·글로벌사업그룹으로 재편했다. 특히 SOHO·SME영업부 확대가 눈에 띈다. B2B 사업을 강화하겠단 방침이다. KB국민카드는 이창권 전 사장 지휘 아래 자사 통합 플랫폼인 'KB페이'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 지난 2023년 6월, 론칭 2년 8개월 만에 가입고객 1000만명을 달성했다. 디지털 기반을 견고하게 다진 만큼 수익을 극대화할 시기다.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트래블로그 가입자 1000만 조기 달성' 포부를 밝혔다. 카드업계 수장 가운데 영업에 특출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전공 분야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으로의 영업 방향은 '신사업과 성장'이다. 트래블로그를 연계해 여행자 보험, 예적금 등 파생상품 개발에 나선다. 아울러 건전성 균형을 맞춘 금융상품 영업도 시사했다. 성영수 대표는 "카드대출을 포함한 금융부문은 '건전성'과 '성장'의 최적 균형점을 찾고 700만이 넘어선 트래블로그도 1000만 손님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했다. 우리카드는 카드업계 '베테랑'으로 통하는 진성원 사장이 키를 잡았다. 그는 ▲영업 경쟁력 강화 ▲수익·비용구조 개선 ▲기업문화 개선 등 3가지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진 사장은 단기간 성장이 아닌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핵심영업부서 중심의 '압축성장'을 강조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2023년 4월 '독자 출범'을 발표하고, 장기적인 비용 효율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독자 카드 400만좌 발급에 성공했다. 수익구조 개선과 영업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만큼 베테랑의 역할이 요구된다. 진 사장은 "외부환경이 어려울수록 내부결속은 더욱 단단해진다"며 "대내·외 환경에 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