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지말고 터치"…카드사 지불결제, 핀테크 업고 '진화'
# 저녁거리를 사러 마트에 들린 주부 김주은(39·가명)씨는 계산을 하려는 순간 지갑을 집에 두고 왔다는 것을 알게됐다. 하지만 김씨는 당황하지 않고 계산대 앞에 설 수 있었다. 휴대폰만 있으면 한번의 터치만으로 쉽게 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에서는 NFC(근거리 무선통신)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한 간편 결제 서비스를 도입, 확대하고 있다. 핀테크로 대변되는 전세계적인 IT·금융융합 트렌드와 모바일 기술의 성장, 편리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커짐에 따라 카드사의 결제 시스템도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카드사는 ICT기업과 제휴를 맺는 한편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세심하고 다양한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NHN엔터테인먼트와 '핀테크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제휴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 및 오프라인 간편결제 솔루션 보급 ▲모바일 결제 활성화를 위한 NFC 기반 온·오프라인 인프라 구축 ▲유스(Youth) 고객 대상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연계 스마트 제휴 카드 출시 등 핀테크 사업 활성화와 관련해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은 "단순한 이업종간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에 머물지 않고 핀테크로 대변되는 지불결제시장 변혁기에 최적화된 다양한 온·오프라인 융합 서비스를 선 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접촉만으로 결제 OK"…결제시스템 활성화 하나카드는 모바일 카드를 이용한 결제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카드'는 스마트폰 USIM칩에 카드를 내려 받아, 일반가맹점에 설치된 NFC결제단말기에 스마트폰을 터치하면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는 플라스틱카드가 별도로 필요없으며 앱카드와 달리 구동시간 없이 결제 할 수 있다.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접촉만해도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도 있다. BC카드가 내놓은 '탭사인(TapSign)'이 바로 그것. 탭사인은 모바일 쇼핑몰에서 결제시 ISP(mISP) 앱에 등록해 놓은 실물 카드를 본인의 스마트폰 뒷면에 터치 후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국내 모바일 결제 솔루션 중 실물 카드를 활용해 거래하는 서비스로는 탭 사인이 유일하다. BC 카드 관계자는 "탭사인은 고객이 소지한 실물 신용카드와 스마트폰이라는 금융과 통신 기술을 융합한 서비스로서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며 "앞으로도 비밀번호 입력만으로도 간편하게 결제하는 페이올(PayAll) 등 고객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앱카드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앞서 신한카드는 대리운전과 꽃배달, 퀵서비스 등을 모바일 앱카드로 주문할 수 있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내놨다. 이는 앱카드에서 직접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앱카드 오더' 방식으로, 고객은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주문·결제하고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받는다. 앱카드가 인기를 끌자 핀테크와 모바일 편의성을 활용한 서비스도 마련된 셈이다. 실제 지난해 말 신한 앱카드의 회원수는 257만 명으로 연간 취급액 2조원을 돌파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앱카드는 간편결제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향후 O2O 서비스는 물론, 스마트폰 앱 보안성과 접근 용이성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등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보보안-NFC단말기 구축 등 '숙제' 한편 지불결제 시장에서 다양한 결제시스템과 핀테크가 정착되기까지는 남은 과제도 산적하다. 정보보안과 정부의 규제, NFC방식 결제 단말기 구축 등의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의 핀테크 산업은 기존 금융업 영역 중 은행과 증권 업체의 사업 영역 전반에 걸쳐 발전하고 있다"며 "선제적 투자와 서비스 혁신이 간절하다"고 역설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NFC는 일반 지갑내의 신용카드를 휴대폰에 내재화시키면서 기존의 신용카드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신용카드 회사는 기존의 하드카피 개념의 신용카드가 아닌, 신용카드정보만을 휴대폰에 다운로드 받도록 하거나 IC칩에 저장해주는 형태로 진화하면서 기존 비즈니스모델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이어 "모바일결제는 기존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제시스템을 아우르면서 좀더 복잡한 Value Chain을 형성할 전망"이라며 "카드사는 통신사와 제휴를 통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신용카드 가입정보를 휴대폰의 USIM 칩에 저장해 사용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여신금융협회 조사연구센터는 "간편 결제 서비스 확대에 따라 보안사고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제도 보완과 ICT업체 진출의 위험에 대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며 "카드업계는 기존의 보안시스템을 활용해 사회적 비용을 낮추면서 고객 편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결제서비스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