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슈리포트] 금융의 가치…카뱅 18조·카페 12조·토스 8조원
금융이라는 이유로 기업의 가치가 평가절하되던 시대는 지나갔다. 금융이 플랫폼이라는 성장엔진을 장착하면서 기업가치는 오히려 프리미엄이 붙고,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도 기업의 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비교업체는 국내 금융사가 아니라 디지털 금융플랫폼이나 글로벌 결제서비스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카뱅 상장 후 가치 30조원"…전 세계 인뱅의 성공모델 11일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3000원에서 3만9000원이다. 공모 희망가 하단인 3만3000원을 기준으로 하면 시가총액은 15조6783억원, 상단인 3만9000원을 기준으로 하면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 규모다. 공모가를 산정하기 위한 비교 회사는 미국 소매여신 플랫폼 기업과 브라질 결제서비스 기업, 러시아 디지털 은행, 스웨덴 디지털금융 플랫폼 등 4곳이다. 상장 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배 안팎으로 현재 국내 은행주들의 PBR 0.4배 안팎보다 높지만 고평가보다는 저평가라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SK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플랫폼의 공유 ▲언택트 금융모델의 메리트 ▲초기의 빠른 증자와 인프라 투자 ▲핵심사업의 적절한 선택과 집중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은행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시가총액 예상치는 약 31조원"이라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31조원은 주가가 공모 희망가 상단 대비 70% 가까이 올라야 한다. 카카오뱅크보다 앞서 출범한 인터넷은행 1호 케이뱅크의 몸값도 뛰었다. 케이뱅크는 올해 5월 역대 최대규모의 1조20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발행가가 액면가 대비 30% 오른 것은 물론 그간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달리 신규 투자자들도 대거 참여했다.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와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을 비롯해 MG새마을금고가 대표 투자자(LP)로 있는 사모펀드와 JS프라이빗에쿼티와 신한대체투자운용이 공동 업무집행사원(Co-GP)으로 결성한 사모펀드도 신주를 받기로 했다. 케이뱅크 서호성 은행장은 "이번 대규모 자본확충은 케이뱅크의 혁신 역량과 미래 성장성을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기본 사업인 예대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 금융플랫폼으로 '데카콘' 눈 앞 토스는 투자유치를 할 때마다 기업가치가 뛰면서 '유니콘'이 아닌 '데카콘'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유니콘은 스타트업 기업이 상장하기도 전에 기업가치가 10억달러(1.2조원) 이상이 되는 것, 데카콘은 100억달러(12조원)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토스는 지난달 46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서 74억달러(8조2000억원)로 인정받았다. 지난 2018년 기업가치 10억달러(1조2000억원)로 국내 핀테크 최초로 유니콘 기업이 됐으며, 3년 만에 기업가치는 7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토스는 지난해 투자유치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기업 가치가 3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번 투자에는 국책 은행인 KDB산업은행과 미국 투자사인 알키온이 주요 투자자로 새로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알토스벤처스, 그레이하운드 등도 추가 투자에 나섰다. 세계적으로 드물게 금융 전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페이 역시 이번 IPO를 앞두고 데카콘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카카오페이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주당 공모 희망가는 6만3000원∼9만6000원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공모가 하단 기준 8조2131억원, 공모가 상단 기준 12조5512억원에 달한다. 비교 대상 기업으로는 미국 페이팔과 스퀘어, 브라질 파그세구로 등 외국 금융플랫폼 기업 3곳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