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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두번째 스무살' 이상윤 "포기않고 도전하며 지금까지 왔어요"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이상윤(34)은 "만족할 정도는 아니어도 후회는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지금까지의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8년 남짓 배우 생활을 하면서 힘든 순간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악으로 깡으로" 밀어붙이면서 지금까지 달려왔다. 그 노력의 결과일까. "연기가 정말 재미있다"는 그의 말이 흔해빠진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이상윤이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고 말하는 작품은 바로 지난 17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이다. 잃어버린 스무 살 청춘을 되찾기 위해 15학번 새내기로 대학에 입학한 하노라(최지우)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였다. 이상윤은 하노라가 입학한 우천대학교 연극과의 겸임 교수이자 하노라를 첫사랑으로 간직하고 있는 차현석 역을 맡았다. 이상윤이 '두번째 스무살'에 출연한 것은 그의 대표작인 '내 딸 서영이'으로 만난 소현경 작가와의 인연 때문이었다. "작가님의 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어요. 이번 드라마 제안을 받았을 때도 시나리오를 보기 전부터 '오케이'할 마음이 있었죠." 데뷔작 '에어 시티'를 함께 한 선배 배우 최지우와의 재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때는 정말 부족함이 많았죠(웃음).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어요." 이상윤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착하고 진중한 역할을 주로 연기해왔다. '두번째 스무살'의 차현석도 대학 교수라는 점에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 보여준 모습은 기존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 하노라와의 티격태격 로맨스가 그랬다. 진중함 대신 유쾌함을 내세운 그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이 그 증거다. 이상윤도 이런 연기 변신에서 많은 재미를 느꼈다. "판을 깔아준 자리에서 즐겁게 노는" 재미였다. 연기 초년생 시절에는 대사를 읊으면서 행동까지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두번째 스무살'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신나는 경험이었다. "작품 속 장면들이 현장에서 생명을 얻어 더욱 살아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글로만 볼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죠. 장면을 더욱 재미있게 살릴 수 있는 상황과 동선, 그 가운데에서 상대 연기자와 대사를 주고받으면서 재미를 많이 느꼈어요. 세심하게 신경 쓴 소품의 영향도 많았고요. 덕분에 시나리오에는 없던 행동도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인 이상윤은 우연한 기회로 연기의 세계에 발을 내딛었다. 남들처럼 고된 순간도 많았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포기하지 않는 승부욕, 그리고 도전을 통한 성취감 때문이었다. "오기로 밀어붙이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편견을 깼을 때의 성취감으로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었고요. 매 순간 집중해서 작품을 하면서 쌓인 것들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인생은 아름다워'와 '내 딸 서영이'를 거치면서 연기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다. 도전도 즐기게 됐다. '두번째 스무살'은 그렇게 성장해온 이상윤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 됐다. 앞으로의 욕심도 많다. 액션·시트콤·SF 등 해보지 못한 모든 장르가 이상윤의 도전 목록에 포함돼 있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접한 연극 무대를 보면서는 "언젠가 연극 무대에도 오르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다. '두번째 스무살'을 마친 그는 지난 8월 촬영을 마친 영화 '날 보러와요'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상윤의 꿈은 드라마와 영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다. "2년 전부터 배우로서 갖게 된 목표가 있어요. 한 시상식에서 드라마와 영화로 모두 후보에 오르는 것이에요. 물론 상까지 바라는 건 아니고요(웃음). 허황된 목표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정말 행복할 거예요." [!{IMG::20151027000097.jpg::C::480::배우 이상윤./손진영 기자 son@}!]

2015-10-28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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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한희정 "느리지만 역동적인 동작, 춤 같지 않나요?"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느림과 춤.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러나 한희정(36)은 "역동적인 동작을 느리게 펼쳐놓을 때 춤처럼 느껴지게 하는 지점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한없이 느리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리듬감, 한희정의 새 미니앨범 '슬로우 댄스'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다. '슬로우 댄스'는 2년 전 나온 정규 2집 '날마다 타인'과는 또 다른 정서를 담고 있다. 전작이 다소 실험적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정적이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다. 몸을 소재로 삼은 앨범 커버와 사진에서도 그런 정서를 잘 느낄 수 있다. 타이틀에 담긴 '느림'은 이번 앨범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발라드처럼 느린 노래를 만들면 어떨지 궁금했어요. 그냥 음악만 느린 것은 재미없을 것 같았어요. 주제를 '느림'으로 정하고 여러 가지 느린 것들에 대해 노래해보려고 했어요. 그래서 제목을 아예 '슬로우 댄스'로 정해서 작업을 했어요. 물론 제 노래가 대부분 템포가 빠른 편은 아니에요. 그래도 '느림'을 콘셉트로 앨범 작업을 하니 또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인 '슬로우 댄스'는 어느 연극을 본 뒤 느낀 경험이 바탕이 됐다. "댄스가 꼭 춤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고의 움직임처럼 생각되기도 해요. 예전에 일본 연극을 본 적 있어요. 일상생활의 의미 없는 동작을 보여주는데 그게 춤이 아니면서도 재미있더라고요. 그런 걸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지난 2집 타이틀곡 '흙'에 이어 '슬로우 댄스'도 뮤직비디오를 직접 연출했다. 음악 작업을 하면서 떠오른 영상과 이미지를 구체화시킨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두 번째 트랙인 '가능한 일'과 '그녀와 나'는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가사가 귓가를 사로잡는다. '가능한 일'에서 한희정은 "오늘 밤 가능한 것을 가능한 만큼만 해요"라고 노래한다. 보도자료에는 짝사랑에 대한 노래라고 나와 있지만 한희정은 "그냥 그렇게 쓴 것"이라며 웃었다. "'가능한 일'이라는 텍스트에서 오는 이상한 느낌이 재미있었어요. 같은 리프를 반복하는 피아노, 그리고 한 음만 내는 바이올린과 첼로와 함께 생겨나는 묘한 느낌을 만들고 싶었어요. 굳이 가사나 의미를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녀와 나'에 대해서도 "묘한 제목을 먼저 지은 뒤 만든 노래"라며 "노래 내용보다 듣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순전한 사랑 노래'는 보사노바 리듬을 차용한, 수록곡 중 가장 리드미컬한 노래다. 그러나 정작 노래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반어적인 제목이라는 것이 한희정의 설명이다. 마지막 곡인 '오래오래'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생긴 감정을 담았다. "나도 살아있는 게 징글징글한데 외로움을 타는 고양이를 보면 '너도 참 징글징글하구나' 싶어요(웃음). 그래도 이렇게 같이 살아 있으니까 '오래오래 건강히 살자'는 생각이 들어 쓴 노래에요." 한희정은 지금 인디 신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다. 그러나 처음부터 가수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그저 음악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렇게 한희정은 밴드 더더와 푸른새벽을 거쳐 솔로로 활동을 하며 2장의 정규 앨범과 3장의 미니 앨범을 디스코그래피에 채우게 됐다. 누군가에게는 부러울 수 있는 음악 여정이다. 그러나 한희정은 "앞으로 가야할 길이 까마득한데 지금까지의 일들을 돌아보지는 않는다"며 웃었다. "아직도 어디로 갈 지 모르겠어요. '나 어디로 갈까?'라는 생각으로 계속 작업하고 있죠." 그는 "마음은 느긋해도 행동은 빠릿빠릿하게 해야 하는데 나는 반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느긋함이야 말로 한희정 음악의 매력이다. 새 미니앨범을 낸 한희정은 내년 1월 31일로 예정된 단독 공연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음악·영화·책 등이 다 별개의 작업 같지만 예술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제가 뮤직비디오를 찍는 것을 '도전'이라고 말하는 분도 있지만 사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다 맞물리는 지점이 있으니까요. 지금 노래를 하는 내가 궁극적인 내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도 있었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지금의 모습도 저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노래를 하는 나, 연주를 하는 나,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나,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나가 있는데 다 연결이 되니까요. 음악을 하면서 다양한 작업을 하는 것, 그것이 지금 제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이에요." 사진/파스텔 뮤직 제공

2015-10-27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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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물셋' 아이유, 지금 가장 솔직한 모습을 담다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나는요 오빠가 좋은 걸"이라고 노래하던 소녀는 이제 더 이상 오빠를 찾지 않는다. "한 떨기 스물셋 좀 / 아가씨 태가 나네 / 다 큰 척해도 적당히 믿어줘요"라고 어른스럽게 굴다가도 "얄미운 스물셋 / 아직 한참 멀었다 얘 / 덜 자란 척해도 / 대충 속아줘요"라며 말을 바꾼다. 20대 초반과 중반의 경계에서 겪게 된 고민과 생각들. 아이유(23)의 네 번째 미니앨범 '챗셔(CHAT-SHIRE)'는 지금 아이유의 가장 솔직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음반이다. 아이유를 만난 건 지난 23일 서울 이태원의 한 공연장에서였다. 앨범이 발매된 날 저녁, 아이유는 자신과 동갑내기인 팬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쇼케이스 행사를 가졌다. '챗쇼(CHAT-SHOW)-한 떨기 스물셋'이라고 이름 붙은 이날 행사에서 아이유는 새 앨범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스물셋 청춘들의 고민을 같이 듣고 나눴다. 동갑내기가 모인 자리인 만큼 아이유는 친구를 대하듯 반말로 팬들에게 말을 걸었다. 팬들도 아이유와 오래 알고 지낸 듯 반말로 답하며 정겨운 시간을 만들었다. 이번 앨범은 아이유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음반이다. 수록곡 7곡 모두 작사에 참여했으며 직접 프로듀싱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각각의 수록곡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 그리고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등 아이유가 좋아하는 책 속 캐릭터를 모티브로 삼았다. 일종의 콘셉트 앨범이라 할 만하다. 앨범 타이틀인 '챗셔'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고양이 체셔 캣에서 빌려온 제목이다. '잡답'이라는 뜻의 '챗'으로 철자를 바꿔 '잡담-주(州)'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아이유는 "가사를 직접 쓰다 보니 이번 앨범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름대로 심각한 고민을 담은 곡들이기에 각각의 주제가 가볍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심각하게 비춰지는 것은 싫어서 '이 모든 이야기는 나의 가치관이 아닌 그냥 잡설입니다'라는 뜻으로 '챗'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인 '스물셋'도 체셔 캣에서 모티브를 따온 노래다. 제목 그대로 스물세 살 아이유가 겪고 있는 고민을 담았다. "엄청 정신없는 노래야. 기승전결이 없잖아. 가사도 모순되는 문장의 나열이잖아. 그런데 이게 솔직한 지금 나의 상태야." 아이유는 스물세 살을 지나가고 있는 지금의 마음을 "진짜로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겠고 순간만 있을 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난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어요 / 아니 아니 물기 있는 여자가 될래요 / 아 정했어요 난 죽은 듯이 살래요 / 아냐 다 뒤집어 볼래 / 맞혀봐"라는 가사에는 그런 아이유의 솔직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이유의 솔직함은 이날 쇼케이스 현장에서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최근 화제가 된 장기하와의 열애 소식에 대해 '쿨'하게 답하는 모습이 그러했다. "요즘 정말 행복하다"는 아이유의 말에 어느 팬이 장기하와의 열애 소식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아이유는 "알려진 대로 만난 지는 2년쯤 됐기에 (연애가) 나의 행복지수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며 "앨범이 나온 것이 더 즐겁고 행복하다"며 웃었다. 그 순간의 아이유는 겹겹의 포장지로 감춰져 있기 마련인 아이돌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다. 스물세 살을 오래 전에 지나온 어른들에게 아이유의 노래가 담고 있는 모순적인 감정과 고민은 그저 치기어린 청춘의 단면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날 쇼케이스에서만큼은 스물셋의 고민과 갈등은 그 무엇보다도 빛났다. 아이유는 연애, 가족, 그리고 꿈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팬들의 고민을 담은 사연을 읽으며 깊은 공감을 보냈다. 팬들과 함께 서로 "힘내라"라고 격려했다. 스타가 아닌 인간 아이유의 모습이 잠시나마 엿보였다. 아이유는 이번 앨범으로 방송활동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언론과의 인터뷰도 예정돼 있지 않다. '왜?'라는 의문이 생겼지만 아이유의 솔직한 이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드라마 '프로듀샤'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 그리고 앨범 작업으로 바쁘게 지내온 지금 콘서트에 쓸 체력만을 남겨놓고 싶다는 것, 그리고 힘들었지만 행복함으로 남은 이번 앨범의 기억을 무리한 활동으로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유는 지금 다음달 21일과 2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의 공연으로 시작하는 전국투어에 모든 것을 쏟고 있다. 아이유의 솔직함을 느끼고 싶다면 놓칠 수 없는 공연이다. "이번 미니앨범을 만들면서 진짜 힘들어 죽을 뻔 했어. 정말로 너무너무 힘들었어. 어떤 앨범도 힘들었다고 말한 적 없는데 이번은 하나부터 전부 다 생각해야 해서 정말 힘들더라고. 그래서 처음 앨범을 받았을 때는 눈물이 날 뻔했어. 8년 동안 활동하면서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야(웃음). 부족함도 많은 앨범이지만 정말 하기 잘 한 앨범인 것 같아. 스물세 살에 이것 하나 얻었다 해도 억울하지 않아. 2015년에 이 앨범 한 장 얻았다는 것만으로도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올해 한 일 중 가장 어려우면서도 해볼 만한 일이었어(웃음)."

2015-10-26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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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자연스러움과 편안함, 첫 정규 앨범 낸 꽃잠프로젝트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꽃잠프로젝트의 음악에는 듣는 이를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부드러운 보컬을 담은 어쿠스틱 사운드가 지친 마음을 슬며시 달래준다. 편안함과 자연스러움, 그것이 바로 꽃잠프로젝트가 추구하는 지향점이다. 꽃잠프로젝트는 호란과 함께 그룹 이바디에서 활동했던 거정(43)과 신인 김이지(21)로 구성된 듀오다. 현 소속사인 플럭서스 뮤직에서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거정이 오디션을 통해 플럭서스에 들어온 김이지와 만나면서 팀을 결성하게 됐다. 팀 이름인 '꽃잠'은 '깊이 든 잠', 그리고 '결혼한 신랑 신부의 첫날 밤'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같은 소속사 밴드 안녕바다의 보컬 나무가 추천해준 단어가 지금의 팀 이름으로 이어졌다. 처음부터 어쿠스틱 음악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 서로가 편하게 느끼는 음악을 추구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쿠스틱 음악을 하게 됐다. 경력도, 나이도 차이가 많은 두 사람이다. 하지만 그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음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지의 부모님이 다 프로페셔널한 음악가세요. 제가 즐겨 들었던 음악을 이지도 어릴 때부터 들으면서 자랐더라고요.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잘 통하니까 공감대가 쉽게 형성됐죠. 목소리도 매력적이었고요. 사실 이지와 함께 어쿠스틱 음악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이지 또한 그랬을 것이고요. 그냥 같이 음악을 만들다 보니 지금과 같은 음악이 나오게 됐어요." (거정)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음악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오디션을 통해 고3 때 플럭서스 뮤직에 들어왔고요. 너무 어려서 먼저 많은 사람과 작업을 해본 뒤 나중에 앨범을 내자고 했죠. 그때 오빠가 같이 팀을 하자고 해서 꽃잠프로젝트를 하게 됐어요." (김이지) 지난 7일 발표한 첫 정규 앨범 '룩 인사이드(Look Inside)'는 꽃잠프로젝트가 그동안 해온 음악 작업을 잘 담아낸, 꽃잠프로젝트의 색깔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음반이다. 타이틀곡 '홈(Home)'을 비롯해 '미스터 맥클레인(Mr. McClain)' '그대는 어디 있나요' 등 총 10곡을 수록했다. 앞서 나온 두 장의 EP 앨범처럼 편안한 어쿠스틱 사운드가 귓가를 사로잡는다. "앨범 제목은 '꽃잠프로젝트가 1년 반 동안 해온 음악을 봐달라'는 뜻이에요. 지금까지 저희가 작업해온 흐름을 담았다고 할 수 있죠. 앨범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현악 편곡 등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거정) 팀을 결성한 지 2년 반 만에 나온 첫 정규 앨범이다. 꽃잠프로젝트의 본격적인 활동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어쿠스틱 음악만이 꽃잠프로젝트의 전부는 아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거정의 말이 이를 증명한다. 다만 확실한 것은 어떤 장르가 되더라도 두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꽃잠프로젝트의 다양한 매력은 다음달 28일 홍대 앞 웨스트브릿지에서 열리는 단독 공연에서도 만날 수 있다. "가사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실 음악을 들으면 처음에는 가사가 안 들려요. 어떤 음악의 감성이 듣는 이의 마음을 쑥 스쳐 지나갈 때 호기심으로 가사를 찾아보게 되죠. 그런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가 먼저 자연스럽게 음악을 해야 하고요." (거정) "듣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음악이 된다면 좋겠어요. 너무 힘들고 지칠 때 위로가 되는 음악 있잖아요.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김이지) 사진/플럭서스 뮤직

2015-10-23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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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클릭비, 그들이 13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이유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클릭비(강후·오종혁·김상혁·우연석·유호석·하현곤·노민혁)의 완전체 컴백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반가움과 궁금증이 교차했다. 13년 만의 컴백은 반가웠다. 다만 90년대 스타들의 연이은 복귀를 보며 선택한 결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클릭비 멤버들은 "상업적인 성공을 생각한 컴백은 아니다. 팬들이 바란 만큼 우리도 무대 위에서 함께 하기를 갈구했다"고 입을 모았다. 13년 만에 다시 뭉친 이들 7명에게서 느껴진 것은 단 하나, 음악을 향한 강한 열정이었다. 1999년 데뷔한 클릭비는 댄스 중심의 아이돌 시장에 댄스와 밴드를 결합한 색다른 콘셉트로 주목을 받았다. '드리밍' '환영문' '백전무패' 등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많은 팬층을 확보했다. 그러나 2002년 이후 유호석·노민혁·하현곤이 탈퇴했고 다른 멤버들도 개인 활동을 하면서 클릭비는 추억 속의 그룹이 됐다. 그러나 이들 7명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언젠가 다시 뭉칠 것이라는 믿음으로 관계를 이어왔다. 13년 만에 다시 클릭비라는 이름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다. "개인 활동을 하면서도 저희 7명은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어요. 그리고 오래 전부터 클릭비로 다시 뭉치자는 이야기를 했고요. 다만 멤버들이 군대를 가거나 각자 다른 소속사에 속해 있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각자 회사와도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나이가 됐잖아요. 그렇게 상황이 맞아떨어지면서 이렇게 여러분 앞에 다시 나오게 됐습니다." (김상혁) 클릭비의 컴백이 본격적으로 이야기되기 시작한 것은 2년 전 DSP 페스티벌을 통해서였다. 당시 군대에 있던 유호석을 제외한 6명의 멤버가 무대에 올랐다. 그때의 경험이 그룹 재결성에 대한 마음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마침내 7명이 다 모인 순간, 클릭비는 한 가지 질문과 마주하게 됐다. 바로 "클릭비다운 음악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이었다. "13년 만에 나오는 건데 클릭비의 음악은 무엇이고 어떤 색깔인지 고민이 됐어요. '백전무패'로 대표되기는 하지만 멤버 탈퇴 등으로 저희만의 색깔을 제대로 각인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1집부터 3집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맥락이 있다고 봐요. 바로 '밴드와 댄서의 조합'이죠. 오랜만에 나오는 만큼 팬에게도 보답이 될 수 있는 음악이길 바랐어요. 동시에 젊은 세대도 수용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자 굉장히 공을 들였습니다." (노민혁) 그렇게 완성된 클릭비의 신곡이 바로 '리본(Reborn)'이다. '다시 태어나다'라는 뜻의 제목처럼 클릭비의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담고 있다. 클릭비가 기존에 보여준 록 사운드에게 최신 트렌드인 힙합 리듬을 가미한 노래다. '리본'과 함께 발표하는 '보고싶어'는 사랑 노래인 동시에 팬들에게 바치는 노래이기도 하다. 김상혁은 "'처음 만난 8월 그날처럼'이라는 가사로 팬과 우리의 이야기를 은연중에 담았다"고 밝혔다. 오랜만의 컴백인 만큼 음원차트 성적이나 방송활동에 대한 기대도 생길 법 하다. 그러나 오종혁은 "클릭비라는 이름으로 음반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상업성을 높이기 위해 음원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13년 동안 기다려준 팬을 위해, 그리고 7명 멤버 모두가 무대 위에 다시 서고 싶다는 뜻에서 결정한 컴백이기 때문이다. 7명이 뭉쳐서 만든 음악을 팬과 공유하기 위해 이들이 선택한 것은 바로 콘서트다. 다음달 20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시작되는 콘서트는 예매 시작 2분 만에 전석 매진되며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30대가 돼 다시 뭉친 이들은 가장 '클릭비다운' 음악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7명이 계속해서 음악을 하기 위해 모인 거예요. 단발적인 활동이 되지는 않을 거예요. 앞으로 늙더라고 함께 하고 싶습니다." (오종혁) "팬들이 원한 것도 있지만 우리도 갈구했던 무대였어요. 최선을 다해 노래도 많이 발표하고 공연도 자주 하면서 꾸준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우연석) 사진/DSP미디어

2015-10-22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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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8년 만에 돌아온 전자양 "음악 말고는 재미있는 게 없어요"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전자양의 음악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포크를 기반으로 섬세하고 연약한 감성을 담았던 데뷔 앨범 '데이 이즈 파 투 롱(Day is far too long)', 그리고 일렉트로닉과 실험적인 요소를 가미했던 두 번째 앨범 '숲' 사이의 간극이 이를 잘 보여준다. 어느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는 것, 전자양을 진정한 '인디 음악'이라고 칭할 수 있는 이유다. 최근 발표한 새 앨범 '소음의 왕'은 전자양의 새로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음반이다. 가장 큰 변화는 솔로 프로젝트에서 5인조 밴드 체제가 됐다는 것이다. 프렌지·9와 숫자들의 유정목, 프렌지의 윤정식, 마이티 코알라 출신 정아라, 브로콜리 너마저의 류지가 새롭게 가세했다. 새 앨범을 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8년이다. 전자양의 음악을 기다려온 이들에게는 무척 긴 기다림이었다. 그러나 전자양이 음악 작업을 그만 둔 것은 아니었다. '숲' 발표 이후 대학원을 다녔고, 프렌지·흐른 등 다른 밴드와 뮤지션의 앨범을 프로듀싱했으며, 영화 '하나안'의 음악도 담당했다. 쉼 없이 음악 작업을 해온 전자양인 본격적으로 새 앨범을 준비하게 된 것은 올해 초부터였다. 그동안의 작업 과정이 자연스럽게 밴드 구성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혼자 하는 것이 편하기는 해요(웃음).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지금 밴드로 나온 음악이 더 발전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밴드 세션을 프로듀싱할 자신감이 없었어요. 그런데 프렌지를 프로듀싱하면서 밴드 멤버들과 싸우기도 하며 합의점을 찾아가다 보니 훈련이 되더라고요. 지금도 멤버들과 많이 부딪히기는 해요. 그러나 차차 더 제대로 된 밴드를 하고 싶어요." (전자양) "전자양 형이 2집을 내고 처음 만났어요. 클럽 빵에 공연을 보러 갔다 같이 술을 마시는데 '기타를 구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같이 하게 됐죠." (유정목) 새 앨범 '소음의 왕'은 총 5곡에 러닝타임은 24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음악의 밀도는 70분에 달했던 '숲'에 못지않을 정도로 빽빽하다. 이전까지의 앨범이 내성적인 소년의 조심스러운 고백 같았다면 새 앨범은 그런 소년이 비로소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는 느낌이다. 앨범 커버에도 이런 점이 잘 담겨 있다. 물론 전자양의 음악을 오래 기다려온 이들이라면 짧은 러닝타임이 아쉬울 법도 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음악 시장에 대한 전자양 멤버들 나름의 고민이 담겨 있다. "'숲'을 발표할 무렵 MP3 음원이 많이 유통되기 시작했어요. 그런 것에 대한 안티로 'CD는 70분이다'라는 생각에 앨범 한 장을 노래들로 가득 채웠죠. 그런데 앨범을 끝까지 잘 못 들으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이번에는 5곡을 채웠어요. 앨범을 끝까지 듣고 한 번 더 듣고 싶어지는 정도라 딱 좋은 것 같아요." (전자양) 음악적인 변화도 눈에 띈다. 첫 곡 '거인'을 시작으로 타이틀곡 '멸망이라는 이름의 파도'와 이어지는 '캠프파이어'까지 변화무쌍한 음악의 흐름이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전자양은 "후크송처럼 30초만 듣고 버리는 노래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30초마다 음악이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노래를 만들려고 했다"고 이번 앨범의 콘셉트를 설명했다. 조용조용 노래 불렀던 창법도 밴드 형식에 맞춰 변화를 줬다. 전자양은 "드럼 라인만 집중해서 들어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리듬이 엄청 많다"고 소개했다. 이번 앨범은 오프라인 발매 이전에 음원으로 온라인에 먼저 공개됐다. 음악 시장의 변화에 따른 선택이었다. 유정목은 "음반 사업이 죽었다며 요즘 문화 세태를 비판하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트렌드가 이런 상황이라면 그것에 맞게 대처하는 것도 맞다고 생각한다"며 "음반이 잘 안 팔려도 팔리는 음반은 팔린다. 그런 음반을 만드는 것이 나의 숙제"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발매된 CD는 향음악사, 김밥레코즈 등 일부 음반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음악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반영했지만 그럼에도 전자양은 전자양이다. 한층 풍성해지고 다채로워진 사운드 속에도 전자양만의 감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자양은 "힙합이나 펑키한 음악을 하고 싶어도 결국에는 내 취향이 나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다음달 8일에는 홍대 앞 클럽 타에서 앨범 발매 기념 단독공연도 개최한다. 전자양 멤버들은 "일본 밴드 휘시만즈의 커버 메들리도 오랜만에 연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직 남아 있는 곡들로 두 장의 앨범을 더 발표할 계획도 갖고 있다. "1집을 낼 때는 허무주의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성격이 많이 바뀌었죠. 맛있는 것도 많고 재미있는 것도 많잖아요. 2집부터 음악이 이미 밝아졌으니까요. 음악 외에는 재미있는 것이 없어요. 멤버들을 모아 같이 음악하다 싸우는 것도 재미있고, 그렇게 음악이 바뀌는 것도 재미있어요. 투닥투닥하면서도 팀을 하는 것, 그것이 더 발전한 형태이고 발전한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밴드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전자양) * 전자양 페이스북 http://facebook.com/ElectronSheep 트위터 http://twitter.com/ElectronSheep 인스타그램 http://instagram.com/electron_sheep

2015-10-21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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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특종' 조정석 "한번뿐인 인생, 끝까지 도전해야죠"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조정석(34)은 지나간 20대를 되돌아보면 "'열정' '눈물' 같은 단어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우연찮게 시작한 연기의 길 위에서 그를 버티게 한 것은 "끝까지 해보자"는 강한 각오였다. 열정과 눈물은 뮤지컬 스타였던 그를 스크린 속 감초 조연에서 원톱 주연으로 이끌었다. 무대 위에서,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희열을 느끼는 그에게는 뿌듯함을 느낄 이유가 충분하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특종: 량첸살인기'(감독 노덕)는 조정석의 새로운 변신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한 특종인 줄 알았던 제보가 일생일대의 실수로 밝혀지면서 위기에 처하는 방송국 기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를 통해 진실과 거짓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조정석은 사건의 중심에 선 주인공 허무혁을 연기했다. 사회적인 메시지가 눈에 띄는 작품이다. 그러나 조정석을 사로잡은 것은 메시지가 아닌 이야기였다. "시나리오를 받고 이야기에 빠졌어요. 허무혁이 하는 행동들은 악수 중에서도 최악수잖아요. 그 선택이 더욱 큰 위기를 만들어내고요. 그런 상황이 만화책처럼 다가왔어요. 이야기의 탄탄한 구성력이 재미있었죠." 성격이 명확한 캐릭터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보다 수월하게 만들었다. 배우에게 첫 원톱 주연은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기회다. 동시에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받는 무대이기도 하다.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조정석은 '특종: 량첸살인기'를 촬영하는 동안 첫 원톱 주연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았다. "늘 하던 대로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촬영할 때는 부담감도 없었어요. 만약 부담이 있었다면 뛰어들지도 않았을 거예요. 어떻게 보면 도전의 기회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저는 도전을 선택한 거죠." 도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그는 최대한 상황에 몰입하며 연기에 임했다. 자신을 비우고 영화 속 허무혁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했다. 기자 역할을 맡았지만 전문가로서의 기자 캐릭터를 보여줄 생각은 없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모두가 공감할 인물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뉴스 리포팅 하는 장면을 위해 9시 뉴스를 찾아보기는 했다. 그러나 기자의 생활까지 파고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조정석은 영화를 보는 동안 "허무혁에게 다가오는 여러 상황이 만들어내는 밀도 있는 이야기에서 재미를 느끼고 공감하는 것"을 바란다. 알려진 대로 조정석은 처음부터 연기를 꿈꾸지 않았다. 10대 시절에는 클래식 기타리스트가 되기 위해 부단히 연습했다. 그러나 연기가 자신의 적성과 잘 맞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배우가 됐다. 힘든 시기도 없지 않았다. 넘치는 열정만큼 자신의 연기가 따라주지 않을 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연기를 포기하지 않은 것은 "한 번뿐인 인생 기회가 오면 끝까지 도전한다"는 타고난 성격 덕택이었다. '건축학개론'의 납뜩이가 '특종: 량첸살인기'의 허무혁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30대 중반을 지나가고 있는 조정석이 지금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은 바로 "잘 살아야겠다"는 것이다. 그 동안의 성장에 대한 뿌듯함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만큼은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특종: 량첸살인기'의 개봉을 준비 중인 그는 다음 작품으로 '형'(가제)을 선택하고 촬영에 들어간다. 그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IMG::20151019000088.jpg::C::480::배우 조정석./손진영 기자 son@}!]

2015-10-20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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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비밀' 김유정 "아역배우 과도기?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한 소녀가 있다. 늘 밝은 웃음으로 주변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아이다. 그러나 그 환한 웃음 뒤에는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이 있다. 살인자의 딸로 태어났으나 그보다 더 큰 비밀을 간직해야 했던 소녀. 김유정(16)이 영화 '비밀'(감독 박은경·이동하)에서 연기한 정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비밀'은 10년 전 일어난 어느 살인사건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살인자의 딸을 자기 자식처럼 키워온 형사 상원(성동일), 자신의 실수로 약혼자를 죽음으로 내몬 철웅(손호준), 그리고 살인자의 딸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평범한 삶을 살아온 여고생 정현(김유정)이 겪는 갈등과 복수와 용서, 화해를 다루고 있다. '비밀'의 정현은 김유정이 그동안 보여준 밝고 발랄한 모습을 떠올리면 색다른 변신이다.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유정은 '비밀'에 대해 "도전보다 배우로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매 작품 노력하고 배우는 자세로 임하려고 한다"는 김유정에게 '비밀'은 자신 안의 또 다른 모습, 그 중에서도 내면의 어두움을 끄집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었다. 무엇보다도 영화 속 정현이 자신의 나이와 같다는 점에서 공감이 갔다. "정현을 가장 잘 이해할 사람은 저라고 생각했어요. 나이가 같으니까 정현의 입장에서 더 잘 생각할 수 있었고요." 좀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이기에 감정 표현이 쉽지만은 않았다. 정현의 속마음이 아주 잠깐씩 드러날 때마다 어떻게 그 감정을 보여줄지 고민이 많았다. 그럼에도 복잡한 감정에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은 연기하는 동안만큼은 정현을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철웅과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그려지는 음주 장면,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 아주 잠깐 등장하는 20대 연기도 '비밀'에서 발견할 수 있는 김유정의 새로운 모습들이다. 김유정은 이들 장면 또한 정현의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한 설정으로 충분히 이해하고 연기했다. "20대 연기는 사실 부담스러웠어요. 제가 봐도 어색하더라고요(웃음). 하지만 저는 그 어색함이 정현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순간만큼은 정현이 조금 더 깊어지고 자라났다는 것이 느껴지길 바라며 연기했죠." 김유정은 "밝은 캐릭터도 어두운 캐릭터도 배울 점들이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캐릭터 각각의 매력이 다를 뿐 그 깊이나 넓이는 다 다르기 때문에 모두 해보고 싶다"는 뜻에서다. 그 말처럼 김유정은 작품마다 캐릭터의 색깔을 달리하며 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비밀'에 앞서 공개된 웹드라마 '연애세포'에서는 밝고 명랑한 캐릭터로 사랑을 받았다.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가제)에서는 4차원 캐릭터로 엉뚱하면서도 발랄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고등학생이 되고 10대의 마지막을 향해가는 만큼 아역배우와 성인배우의 과도기에 대한 고민도 있을 법 하다. 그러나 김유정은 "지금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며 "과도기를 벗어나려고 애쓰고 싶지도 않고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지도 않다"며 웃었다. "지금 이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려고 해요. 어떤 일을 선택하든 후회하는 것은 똑같으니까요. 제 나이 대에 맡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려고 해요. 과도기에 대한 고민은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해결될 테니까요(웃음)." [!{IMG::20151018000052.jpg::C::480::배우 김유정./손진영 기자 son@}!]

2015-10-19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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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더 폰' 손현주 "바꾸고픈 과거? 앞으로 갈 길이 더 멀죠"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영화 '숨바꼭질'과 '악의 연대기', 그리고 '더 폰'(감독 김봉주)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평범한 삶을 살던 가장이 주인공이라는 점, 이들이 뜻하지 않은 위기에 처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스릴러로 풀어냈다는 점이 그렇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하나, 바로 배우 손현주(50)가 이 세 영화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손현주표 스릴러 3부작'이다. 물론 이는 손현주의 의도는 아니었다. "'더 폰'까지 마친 뒤 정신적, 육체적으로 소진된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그의 고백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럼에도 손현주가 계속해서 스릴러 장르의 작품을 선택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가 선호하는 캐릭터와 연기가 이 작품들에 잘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스릴러가 아니에요. 다만 아주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탈출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해리슨 포드나 브루스 윌리스를 보면 5분 안에라도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그래서 저는 항상 주인공은 죽을 수도 있다는 느낌으로 작품에 임해요. 그리고 쉽게 깨지지 않는 벽이나 바위 같은 것을 대신 깨줄 수 있는 느낌의 작품에 끌리는 것 같아요." 더불어 손현주의 마음을 끄는 것이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참신함이다. 오랜만의 스크린 컴백작으로 '숨바꼭질'을 선택했던 것도 자신의 집에 누군가가 숨어 산다는 독특한 설정 때문이었다. '더 폰'도 비슷한 이유에서 마음이 움직였다. 영화는 태양 폭발로 인한 통신 장애로 1년 전 죽은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는 설정을 다룬다. 다른 영화에서는 접할 수 없는 신선함이다. 독특한 설정인 만큼 캐릭터를 이해하고 연기하는 데는 힘든 점이 많았다. '더 폰'에서만 가능한 설정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다. 과거가 변함에 따라 현재도 같이 변한다는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것도 중점을 둬야 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면서 죽은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는 부분까지만 읽고 책을 덮었어요. 그 뒤로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되는데 이걸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이 됐죠. 그래서 김봉주 감독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때 김 감독이 말한 게 '영화를 더 사실적으로 표현해야 관객이 믿어준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다른 작품보다 조금 더 힘들었어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요." 긴박한 액션도 '더 폰'만의 매력 중 하나다. 손현주는 "처음 시나리오를 볼 때는 액션이 많은가 싶었는데 막상 촬영해보니 액션이 상당히 많았다"고 털어놨다. 청계천 연등행사를 무대로 한 자전거 추격전은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이 함께 공들여 찍은 티가 나는 '더 폰'의 백미다. "촬영 며칠 전 김봉주 감독이 물어보더라고요. 자전거를 탈 수 있냐고요. 그때 못 탄다고 할 걸 그랬나봐요(웃음). 청계천부터 을지로, 광교, 모전교, 무교동 등 도심 한 가운데에서 촬영한 건 참 오랜만이었어요. 색다른 경험이었죠." 손현주에게 영화처럼 1년 전의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물었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갈 길도 먼데 크게 되돌리고 싶은 과거는 없다"며 웃었다. 그 말처럼 손현주는 배우로서의 다음 행보를 생각한다. "제가 노숙자부터 대통령까지 다 연기해봤는데요. 그렇다고 화려한 생활을 한 게 아니라 늘 무언가에 쫓기는 역할을 연기했어요. 그게 제 팔자인가봐요(웃음). 예전부터 코미디를 좋아했어요. 드라마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편안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요. 아니면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도 해보고 싶어요. 다만 스릴러는 한 템포 쉬어가지 않을까 싶어요. 대중 곁에 있는 배우로 편하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사진/NEW 제공

2015-10-16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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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비밀' 손호준…배움·재미·믿음 속 '배우의 꿈' 한걸음씩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저는 지금 배우가 돼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배우가 되기에 부족함이 많죠." 영화 '비밀'(감독 박은경·이동하)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손호준(31)은 '배움'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그의 마음이 향하고 있는 곳은 여전히 배우였다. "연기가 재미있다"는 그는 끊임없는 작업 속에서 사람들과 믿음을 쌓으며 스스로가 바라는 배우가 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비밀'은 살인자의 딸과 그 딸을 자기 자식처럼 키워온 형사, 그리고 살인자에게 약혼자를 잃은 남자가 다시 만나면서 겪는 용서와 복수, 화해를 그린 영화다. 손호준은 의도치 않은 행동으로 약혼자를 죽음으로 내몰게 된 남자 철웅을 연기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 그리고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어촌편'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난 손호준과 비교하면 무척 신선한 변신이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었어요. 한 장 한 장 읽을 때마다 다음 장이 궁금해지더라고요. 결말을 안 뒤에도 생각할 부분이 많았고요. 많은 분들이 '응답하라 1994'의 해태처럼 밝은 모습으로 저를 기억하세요. 하지만 그전에도 어두운 역할을 연기한 적 있거든요. 이미지 변신이나 반전은 배우로서 인정받고 난 뒤 선택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 속 철웅은 속마음을 좀처럼 알 수 없는 캐릭터다. 10년 뒤 국어교사로 등장하는 그는 여전히 덜어내지 못한 약혼자의 죽음의 그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철웅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살인자의 딸인 정현(김유정)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다. 손호준은 그런 철웅을 "약혼자에 대한 그리움"이 아닌 "죄책감과 죄의식"에 사로잡힌 인물이라고 이해했다. 영화 속 설정이 아니고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이다. 그 힘든 과정이 오히려 배움이 됐다. "철웅에 대해 더 알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이 많았으니까요. 그런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감독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한 신 한 신 찍을 때마다 감독님들과 의견을 많이 주고받았죠. 아무래도 감독님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셨으니까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을 그려가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손호준이 스스로를 배우가 되기 위한 배움의 과정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보다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인정을 받고 싶다는 뜻에서다.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그 재미는 단지 웃음과 오락이라는 가벼운 재미만은 아니다. 어떤 이야기든 흥미가 가는 것, 그것이 손호준이 말하는 재미다. 실제로는 낯가림도 많다. 그래서 더 연기에 재미를 느낀다. "평소에는 상대방이 불편하게 느끼는 것 같으면 자리를 피해드려요(웃음). 하지만 연기할 때는 대본이 정해져 있잖아요. 슛 들어가면 잘 모르는 상대 배우와도 눈을 바라보며 친구처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재미있어요." 배우라는 과정 속에서 그가 얻는 것은 재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과의 믿음도 있다. '응답하라 1994'에서 함께 한 성동일과 '비밀'로 재회한 것은 이번 영화만의 잊지 못할 즐거움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그동안 함께 작업했던 사람들과의 믿음이 없었다면 선뜻 출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배움·재미·믿음, 어쩌면 이 세 가지에 대한 깊은 생각이 손호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IMG::20151014000094.jpg::C::480::배우 손호준./손진영 기자 son@}!]

2015-10-15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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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나희경 "운명 같은 보사노바, 그 흐름에 빠져보세요"

운명 같은 음악이 있을까. 나희경(28)에게는 보사노바가 바로 그런 음악이다. 어릴 적 보사노바에 매료된 그는 보사노바를 직접 느끼며 체화하기 위해 무작정 브라질로 떠났다. 그리고 그 음악 여정은 지난달 발표한 세 번째 정규 음반 '플로잉(Flowing)'에 고스란히 담겼다. 보사노바 장르에만 머물지 않고 마음 가는대로 하고픈 음악을 담은, 제목 그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편안함을 담은 앨범이다. 나희경이 보사노바와 만난 것은 11세 시절이었다. 컴퓨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소녀였다. 우연히 서점에서 만난 컴퓨터 음악 관련 서적을 통해 보사노바를 처음 접했다. 드럼도 배웠고 학교에서 동아리로 퓨전 밴드도 꾸리며 10대 시절을 보냈다. 음악은 나희경에게 처음부터 거스를 이유가 없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성인이 된 뒤 본격적으로 자신의 음악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나희경이 떠올린 것도 바로 보사노바였다. 2010년 보싸다방이라는 팀을 꾸려 앨범을 냈다. 그러나 나희경은 앨범의 정식 발매를 앞두고 무작정 브라질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보사노바가 태동한 브라질에 "몸을 담구지 않고서는 얻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지구 반대편의 나라로 혈혈단신 떠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두려움과 불안이 있었을 법도 하다. 그러나 "사랑에 빠지면 아무 것도 안 보이는 것 같은 열망"이 나희경을 브라질로 이끌었다. 브라질로 떠나기 전 세웠던 거창한 계획도 여행 직전에 버렸다. 그렇게 마음 끌리는 대로 찾아간 브라질에서 나희경은 동경해 마지않았던 전설적인 보사노바 뮤지션들과 만나며 음악적 교류를 이어갔다. 그 경험이 고스란히 '플로잉'에 녹아들었다. "이전에는 앨범마다 목표가 있었어요. 브라질에 처음 다녀와서 발표한 1집은 보사노바의 뿌리가 묻어나는 느낌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보사노바의 고전들을 학습하다시피 했죠. 그 뒤에 발표한 미니앨범은 가요를 브라질 뮤지션들과 함께 재해석하는 작업이었고요. 2집에서는 보싸다방으로 발표한 노래들을 브라질에서의 경험을 통해 다시 풀어냈고요. 하지만 이번 3집은 이전처럼 어떤 목표를 정하지 않았어요. 몸과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해보면 보다 리얼한 무언가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었어요." 그 말처럼 나희경의 새 앨범 '플로잉'은 보사노바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를 녹여낸 노래들이 수록돼 있다. 첫 번째 트랙인 '에스타테(Estate)'는 나희경을 브라질로 이끌었던 노래다. 타이틀곡인 '아까주(Acaso)'에서는 브라질 출신으로 라틴 그래미 시상식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는 세계적인 뮤지션 이반 린스와 함께 했다. 볼레로에 탱고를 섞은 아방가르드한 '방랑' 등 자작곡도 2곡 수록돼 있다. 마지막 곡으로 수록한 '아리랑'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익숙한 민요를 브라질 뮤지션들과 즉흥적인 연주로 재해석한 곡이다. "사실 끝까지 수록해야 할지 고민한 노래에요. 브라질에서 생활하면서 어떻게 하면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를 브라질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요. 그러다 '더 걸 프롬 이파네마(The Girl From Ipanema)'의 하모니가 '아리랑'의 멜로디와 잘 어울리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공연 때마다 '아리랑'을 마지막 곡으로 불렀어요. 앨범 작업을 하면서 브라질 뮤지션들이 '아리랑'은 왜 녹음하지 않느냐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고민이 됐지만 '플로잉'이라는 타이틀처럼 앨범의 정서와 잘 맞겠다는 생각에 넣게 됐어요."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공연도 준비 중이다. 오는 31일 마포구 서교동의 웨스트브릿지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한다. 나희경은 "앨범의 퀄리티와 동등한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라고 귀띔했다. 내년에는 월드뮤직을 테마로 다른 아티스트들과 함께 하는 장기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새로운 미니 앨범도 계획 중에 있다. 무작정 보사노바에 매료됐던 소녀는 그렇게 보사노바를 체화하며 음악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나희경에게는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러나 나희경은 자신이 "보사노바만 하는 사람이 아닌,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로 소개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보사노바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보사노바는 브라질 말로 '새로운 경향'이라는 뜻이에요. 처음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보사노바 장르를 선보였을 때, 평론가들이 왈가왈부하자 '이 음악은 새로운 것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본질을 보지 못한다'고 했대요. 그런 내용을 노래 '데사피나도(Desafinado)'에 담았고요. 장르의 편견을 깨부수는 새로운 음악이 곧 보사노바죠. 저도 그렇게 음악을 하고 싶어요." [!{IMG::20151013000262.jpg::C::480::가수 나희경./손진영 기자 son@}!]

2015-10-14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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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화정' 김재원 "가족으로부터 얻은 깨달음, 연기에 큰 도움 됐죠"

[메트로신문 하희철기자] 최근 종영한 드라마 '화정'은 기존의 이미지와 틀을 깨려는 배우 김재원(35)의 노력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드라마 '로망스', '내 마음이 들리니' 등 주로 선하고 밝은 역할을 했던 김재원은 '화정'에서 권력 지향적인 야심가 인조 역할을 맡아 날선 카리스마와 극 후반을 아우르는 존재감을 뽐냈다. 반정으로 왕위에 올라 백성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인조를 연기하기 위해 그는 극 중반부에 투입됐음에도 무려 15kg를 감량할 정도로 몰입했다. 20대 능양군부터 왕이 되고 54세에 죽음을 맞기까지, 인조의 나이와 지위에 따른 목소리의 변화까지 연기에 반영하려 자신을 지웠다. "인조를 따로 분리해서 접근했더니 오히려 혼선이 왔어요. 그래서 내 자체가 인조라고 생각했죠. 역사에 근거한 실존 인물이니 그에 가까운 행동과 목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감량을 한 것도 그의 모습을 추론해 내린 결론이었고요." 김재원이 해석한 인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모습과는 다르다. 청에서 돌아온 친자식인 소현세자를 살해했다고 추정되는 질투 많은 인물이지만 그를 가엾게 여겼다. "인조가 가진 악한 모습을 다각화해서 판단했어요. 역사의 기록을 떠나서 제가 연구하면서 봤던 면은 선과 악으로 구분할 수 없었어요. 현대 남성상의 모습과도 비슷한 것 같았어요. 늘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죠. 열심히 일해도 잔소리만 듣고, 주변에 사랑해주는 사람 없는, 불쌍한 사람이고요" 촬영을 마치면 반나절은 쓰러져 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김재원은 극에 집중했다. 지난 2006년 '황진이' 이후 생애 두 번째 사극이기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정'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후련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려고 열심히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순간순간 더 잘 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저에게는 모든 것들이 다 좋은 추억이고 경험이 됐어요. 제 인생인데 잘 포장해야죠. (웃음) 모두 나를 이루게 만든 시간들이었으니까 예쁘고 멋있는 부분만 추리려고요." 그렇게 힘든 촬영을 마쳤으면서도 인터뷰 내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건 긍정이라는 자신만의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그 신념은 가족에게서 나온다. 2013년 결혼한 김재원의 가장 큰 보물은 '김도사'라는 별명을 가진 아들이다. "많이 컸어요. 정말 예쁘죠. 제가 TV에 나오면 반응도 합니다. (웃음) 강한 사랑을 주면 상대에게서 오는 사랑도 강하듯이 가족에게서 얻는 힘이 큰 것 같아요. 거기서 얻은 깨달음이 아무래도 연기를 할 때도 큰 도움이 돼죠." 가족이라는 둥지를 등에 업은 김재원의 연기는 점차 물이 오르고 있다. '화정'을 통해 더 이상 '살인미소'이미지로만 먹고 사는 배우가 아니라, 성숙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진짜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이제 알맞게 (연기를) 내놓는 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된장찌개를 마냥 끓이기만 하지 않듯이, 작품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맞게 연기를 내놔야죠. 나에 대한 부족함을 잘 알고 있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욕은 먹지 않겠죠."(웃음)

2015-10-13 03:00:38 하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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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라디오 DJ로 돌아온 조정희 "소통과 공감 나누고 싶어요"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라디오는 오직 음악과 소리로 소통하는 매체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욱 진솔한 이야기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 청취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 이는 라디오 DJ로 돌아온 가수 조정희의 즐거움이자 소망이기도 하다. 조정희는 1982년 제6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참새와 허수아비'로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여자 솔로 가수로는 최초였다. 정식 가수 데뷔 권유가 잇따랐다. 그러나 조정희는 가수 대신 전공인 미술을 선택했다. 추억의 노래만을 남겨 놓은 채 대중 앞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그런 조정희가 다시 대중 곁으로 돌아왔다. 지난달부터 EBS 라디오 '오후N음악, 조정희입니다'(이하 '오후N음악')의 DJ를 맡고 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후 3시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이다. 조정희는 청취자 사연에 귀 기울이며 음악으로 그들의 마음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지난 8일 가로수길 근처의 한 카페에서 조정희를 만났다. 그는 "라디오는 소리 하나로 사람을 집중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내 몸에 잘 맞는 옷처럼 편안해요. 라디오를 들으면서 무언가 집중할 때는 마치 오랜 친구와 함께 있는 듯 의지하게 되죠." 중·고등학교 시절 라디오를 들으며 자란 추억도 '오후N음악'의 진행을 맡는데 영향을 끼쳤다. 매체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라디오 또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과거 음악 중심이었던 라디오 프로그램은 최근 들어 DJ와 게스트가 나누는 토크 위주의 방송으로 시스템이 바뀌고 있다. 라디오의 추억이 있는 이들에게는 아쉬운 변화다. '오후N음악'이 여타 라디오 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점은 바로 라디오만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는 음악 중심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다. 조정희가 애착을 갖고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다. "'오후N음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음악 여행입니다. 가요와 팝이 중심이지만 샹송·칸초네·라틴음악·영화음악·재즈·크로스오버·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죠. 음악과 함께 청취자들의 따뜻한 사연으로 소통하는 음악 방송이라는 점, 그것이 '오후N음악'이 지닌 가장 큰 매력입니다." 조정희는 라디오의 매력을 함께 나누기 위해 직접 아이디어도 냈다. 화요일에는 '그 사람 그 노래'가 방송된다. 각 분야의 전문가 한 명을 게스트로 초대해 그들이 직접 선곡한 음악과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토요일에는 클래식 음악을 보다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코너가 준비돼 있다. '토요일엔 토크가 있는 클래식'이다. 유명 성악가가 직접 출연해 라이브로 공연을 선보인다. 33년 전 대학가요제의 스타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조정희는 이제 라디오 DJ로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아이들의 엄마이자 한 남편의 아내이며 집안의 맏며느리이기도 한 그는 삶에서 얻은 경험과 지혜를 라디오에 녹여내며 많은 청취자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대중음악을 한 사람으로서 숨겨져 있고 잊히고 있는 보석 같은 가요를 찾아 들려주고 싶어요.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청취자들과 소통하고 싶고요. 편안한 찻집에서 오랜 친구와 함께 이야기하듯, 라디오로 많은 분과 만나고 싶습니다."

2015-10-12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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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몽환의 공간에서 담은 피아노 선율, 정규 9집 낸 이루마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루마(37)가 정규 9집 음반 '피아노'를 들고 돌아왔다. '블라인드 필름(Blind Film)'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음반이다. 오직 피아노만으로 완성된 11곡을 수록했다. 이루마는 "마지막 낙원이기를 바라는 몽환의 공간에서 제 피아노 소리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소개한다. 7일 오후 서울 이태원 아이리버 스트라디움에서 열린 쇼케이스 행사에서 이루마를 만났다. 이날 이루마는 새 음반 타이틀곡인 '댄스(Dance)'의 뮤직비디오와 연주, 그리고 수록곡 '하트(Heart)' '여닝(Yearning)'의 연주를 직접 선보였다. 음반 작업 과정에서 영감을 주고 받은 안웅철 사진작가도 참석해 작업 과정에 얽힌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이번 음반은 이루마가 최근 느껴온 불안함에서 출발했다. 예술가로서 늘 안고 갈 수밖에 없는 감정이었다. "최근 사람 때문에 힘든 일이 있었습니다. 사람 만나는 걸 좀 피했던 때였어요. 사실 뮤지션이나 예술가라면 항상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힘들었던 시간이었어요. 물론 가정은 큰 문제없이 평탄했지만요(웃음)." 그런 이루마에게 영감을 준 것은 안웅철 사진작가의 작품이었다. 이루마와는 정규 4집 음반 재킷 작업을 시작으로 10여 년 동안 친분을 이어온 "형 동생 같은" 사이다. 안웅철 작가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방한계와 북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 곶자왈의 숲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이루마는 그곳의 풍경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그렇게 안웅철 작가와 함께 숲에서 시간을 보내며 완성한 음반이 바로 '피아노'다. "'피아노'라는 제목을 붙인 가장 큰 이유는 저를 표현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숲의 고요함을 담은 것이기도 하고요. 피아노라는 악기도 숲처럼 언젠가 사라질지 모른다고 생각해요. 이번 음반에 수록된 노래들은 실제 피아노가 아닌 건반으로 피아노처럼 인위적으로 만든 소리로 구성돼 있습니다. 언젠가는 사라질 수 있는 피아노처럼, 건반을 통해 진짜 같은 피아노 소리를 만들어보려고 했어요." 수록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음악으로는 타이틀곡인 '댄스'를 꼽았다. 제주 곶자왈의 숲속에서 춤추듯 흔들리는 나무를 바라보며 쓴 곡이다. 이루마는 "원래 작곡을 전공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피아노 연주자라고 부르면 부담스러웠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제가 원하는 대로 곡을 쓰려고 했다. 그렇게 '댄스'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연주하는 곡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담았다"고도 했다. 이번 음반에 대해서는 "느낌이 비슷한 곡이 많아서 앨범 전체를 하나의 곡으로 느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내년 2월에는 영국에서 음반을 발표하고 활동을 이어간다. 이루마는 "영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오면서 '언젠가 다시 영국에 가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그렇게 돼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돼버린 '피아노'를 타이틀로 내세운 만큼 앞으로는 좀 더 새로운 시도와 변신을 선보일 계획이다. "가끔 제 이름을 검색해보면 제가 연주하지 않은 곡도 제 이름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있더라고요(웃음). 그만큼 이루마라는 이름이 피아노와 같이 언급되는 것 같아 좋아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틀을 깨야 한다는 생각도 있어요. 당분간은 다른 음악을 할 계획입니다. 예전에 했던 가요 작업처럼 재미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IMG::20151007000158.jpg::C::480::피아니트스 겸 작곡가 이루마가 7일 오후 서울 이태원 아이리버 스트라디움에서 열린 정규 9집 음반 '피아노' 쇼케이스에 참석했다./손진영 기자 son@}!]

2015-10-08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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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성난 변호사’ 이선균 "배우, 뽐내고 멋부리는 직업은 아니죠"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이선균(40)은 "'끝까지 간다'가 나를 많이 바꿔놨다"고 말했다. 흥행 성적과 영화제 수상 등의 결과를 떠나 "영화에 대한 책임과 태도를 돌아보게 했다"는 점에서였다. 그 변화는 인터뷰 내내 이어진 유쾌한 웃음에서도 느껴졌다.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면서 얻은 충만함이 그 속에 있었다. 이선균하면 멜로가 떠오르던 때가 있었다. 드라마 속 훈남 캐릭터 때문이었다. 그러나 스크린에서만큼은 달랐다. 그의 연기는 '파주'와 '화차'처럼 뜨거운 감정을 연기할 때 더 빛났다. 홍상수 감독의 페르소나로 보여준 꾸밈없는 연기도 믿음을 갖게 했다. 그래서 지난해 개봉한 '끝까지 간다'는 뜻밖의 변신으로 다가왔다. 이선균은 조진웅과 함께 극의 긴장감을 이끌며 장르영화 주인공으로서의 가능성을 십분 발휘했다. 흥행에서도 소위 말하는 '중박'을 기록했다. 대작 중심으로만 돌아가는 한국영화계에 신선함을 안겨준 의미 있는 성적이었다. '끝까지 간다'를 마친 뒤 이선균이 선택한 작품은 오는 8일 개봉하는 '성난 변호사'(감독 허종호)다. 용의자만 있을 뿐 시체도 증거도 없는 살인사건을 맡게 된 변호사 변호성(이선균)이 뜻밖의 반전과 마주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추리 영화다. 전작처럼 장르영화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선균은 "의도적인 선택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의 영화가 잘 되면 비슷한 종류의 시나리오가 들어와요. '끝까지 간다'를 마친 뒤에는 잘 안 들어오던 형사물을 많이 받았죠(웃음). 마케팅 때문에 '성난 변호사'와 '끝까지 간다'가 비교되고 있지만 저는 두 영화가 서로 다른 질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끝까지 간다'가 상황 중심이었다면 '성난 변호사'는 캐릭터가 중심이니까요." 그의 말처럼 '성난 변호사'는 주인공 변호성이 영화 전체를 이끌어 나간다. 정장에 운동화, 그리고 백팩을 맨 '언밸런스'한 변호성의 캐릭터는 '성난 변호사'의 '톤 앤 매너'를 잘 보여준다. "추리극의 무거움과 캐릭터 중심의 코미디가 적절히 섞인 작품", 그것이 이선균과 허종호 감독의 의도였다. 변호성의 의상 콘셉트도 이선균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역할에 대한 이선균의 남다른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처음 맡은 원톱 주연 영화이기도 하다. 독특하고 유쾌한 캐릭터인 만큼 연기하는 재미가 컸을 법 하다. 그러나 이선균은 "재미보다는 부담이 더 컸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캐릭터가 곤경에 처하면서 변하는 과정을 보여줘야 했어요. 그래서 생각도 계산도 더 많이 하면서 연기해야 했죠. 사실 저는 아쉬움이 좀 있어요. 제가 끌고 가는 영화니까 더 잘했어야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 해에 천만 영화가 두 편이나 나올 정도로 한국 영화시장은 대작 중심이 됐다. 배우들도 누구나 천만 배우를 꿈꾼다. 그러나 이선균은 "천만 배우의 틈에 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모든 영화가 대작을 지향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영화 홍보를 위한 말이 아니라 우리 영화처럼 허리 역할을 해주는 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배우로서도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선균의 도전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느와르 '소중한 여인'(가제)과 팩션 사극 '임금님의 사건수첩'을 준비 중이다. "연기도 어떤 신을 분석하고 해석하고 표현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배우도 감독처럼 자신만의 신을 연출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뽐내고 멋있게 보이는 직업이 아니니까요. 예전에는 연출 욕심도 있기는 했어요(웃음). 하지만 지금은 배우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IMG::20151006000102.jpg::C::480::배우 이선균./손진영 기자 son@}!]

2015-10-07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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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어셈블리' 김서형 "넘치는 에너지, 새로운 도전으로 풀어내죠"

[메트로신문 하희철기자] 배우 김서형(43)은 스스로의 말처럼 평소에도 말하는 투가 거칠다. 그 이면에는 연기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갈증이 쌓여있다. 1994년 KBS 1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무명생활을 보내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성공으로 국민 악역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악역이라는 이미지 소비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샐러리맨 초한지', '기황후' 등의 선 굵은 악역이 그것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어셈블리'는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김서형은 극중 국민당 대변인이자 비례대표 초선의원인 홍찬미 역을 맡아 호연했다. 홍찬미는 백도현(장현성)의 최측근이자 최인경(송윤아)의 앙숙이었지만 후반부에 진상필(정재영)의 조력자로서 딴청계를 이끄는 인물로써 활약했다. 김서형은 이번 역할을 통해 그동안의 악역 이미지에서 벗어나 따뜻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늘 했던 연기가 아닌 제 평상시의 모습을 담을 수 있어서 (연기적으로) 해소가 많이 됐어요. 즐겁게 하다보니까 얼굴도 더 잘나왔던 것 같아요. 저에겐 정말 고마운 작품입니다. 홍찬미를 보내는 것보다 '어셈블리'를 보내는 게 아쉬울 정도에요." 드라마 '개과천선' 이후로 만 1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작인 '어셈블리'는 김서형에게 캐릭터에 대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전작들보다 복잡 미묘한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본에 보이지 않는 단순함을 표현하기 위한 생각을 많이 했죠.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싶었어요. 사실 정치이야기는 어렵잖아요. 작가님이 하고픈 이야기가 잘 전달된 것 같아요.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제대로 그려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마지막 방송 때는 배우 모두 다 뜨거웠습니다." 21년이나 연기 생활을 한 김서형은 보다 큰 갈증을 얻었다.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다. 여배우로서 할 수 있는 배역의 한계에 늘 부딪힌다. 더 늦게 전에 보다 큰 배역을 맡고 싶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저도 생각해 보면 정치적인 곳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에요. 그 가운데 내 위치를 두고 주연과 조연 사이에서 고민하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싶기도 하고요. 주연이 내 꿈은 아니지만 지금의 것들을 이겨내보고는 싶어요. 누구나 한번쯤은 경쟁 해보고 싶잖아요. 제가 연기를 못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기회가 오지 않는 것 같아서 힘들 때도 있죠." 거친 말투 때문에 오해를 자주 산다는 김서형은 이날도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다. 더 이상 '아내의 유혹'에서의 악역을 기대하는 캐스팅은 싫다며 "1년이고 2년이고 쉬게 되면 걱정이 되겠지만 손을 빨게 되더라도 도전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당찬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잘해온 거 같은데 왜 저를 주연으로 찾아주는 데가 없죠?(웃음) 에너지가 넘쳐서 늘 '도전'해야 하는 새로운 역할을 찾는 거 같아요. 언젠가는 주연으로 극을 이끌어보고 싶은 욕심이 큽니다."

2015-10-06 03:00:43 하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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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탕웨이 "배우는 감독 손에 있는 하나의 재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는 늘 빠지지 않는 손님들이 있다. 중국 배우 탕웨이(35)도 그중 하나다. 2010년 영화 '만추'로 부산을 처음 찾았던 탕웨이는 이후 개막식 사회와 초청작 게스트 등으로 영화제와 남다른 인연을 이어왔다. 스무 살이 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탕웨이를 만날 수 있었다. 벌써 다섯 번째 방문이다. 올해 영화제는 더욱 특별했다. '세 도시 이야기' '화려한 샐러리맨' '몬스터 헌트' 등 무려 3편의 출연 영화가 초청됐기 때문이다. 남편인 김태용 감독도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 부부 동반 영화제 참석도 화제였다. 지난 3일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로 만난 탕웨이는 "부산에 올 때마다 무대인사나 인터뷰 등으로 많은 사람과 만날 시간을 마련해줘 감사하다. 많은 분들의 사랑에 늘 감동한다"고 부산을 다시 찾은 소감을 전했다. 또 "결혼 이후에도 일이 많아서 남편과 같이 있을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올해는 더욱 부산국제영화제에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올해 초청작 중 탕웨이가 메인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은 메이블 청 감독의 '세 도시 이야기'다. 중일전쟁 당시 헤어진 두 남녀가 어려운 시간을 견뎌내고 다시 만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멜로영화다. 중화권 최고의 스타인 성룡의 부모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화제작이다. 탕웨이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낭만적인 러브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그 시대의 굉장히 낭만적이고 고전적인 사랑 이야기를 느껴보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영화는 디지털 기술이 존재하지 않던 과거를 무대로 오직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했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다. 탕웨이는 "마음 속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면 반드시 만날 수 있다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디지털 기술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시대다. 그래서 젊은 세대에게는 '세 도시 이야기'가 그리는 사랑에 의구심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만나게 되는 사랑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에 대한 탕웨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말이었다. 탕웨이는 "마음 속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면 반드시 만날 수 있다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디지털 기술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시대다. 그래서 젊은 세대에게는 '세 도시 이야기'가 그리는 사랑에 의구심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만나게 되는 사랑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에 대한 탕웨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말이었다. 또 다른 초청작인 '화려한 샐러리맨'은 느와르의 대가로 정평이 난 두기봉 감독이 연출한 뮤지컬 영화다. 탕웨이는 '돈을 많이 벌어 집도 사고 결혼을 아이를 갖는 것'이 꿈인 평범한 현대 여성을 연기했다. 그는 "'세 도시 이야기'의 촬영을 마치고 곧바로 촬영한 작품"이라며 "두기봉 감독은 물론 주윤발·실비아 창 등 대배우와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영화인만큼 노래도 직접 불렀다. 탕웨이는 "놀라운 경험이자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 7월 중국에서 개봉해 역대 중국영화 중 최고의 흥행기록을 달성한 '몬스터 헌트'도 탕웨이의 출연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다음달 정식 개봉 예정이다. 탕웨이는 "우정출연 한 작품으로 등장 분량은 3분 정도"라며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여장부로 '병맛' 같은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3편의 작품을 들고 영화제를 찾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탕웨이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탕웨이는 "배우는 감독 손에 있는 하나의 재료"라며 "그 재료가 사용되지 않을 때에도 좋은 재료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아끼고 보호하는 것이 배우의 일"이라고 배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또한 "지금까지는 일이 끊임없이 많았다. 다음 도약을 위해서 한 템포 속도를 늦추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IMG::20151004000064.jpg::C::480::배우 탕웨이가 3일 오후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2015-10-05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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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015] 영화제 빛낸 해외 스타들…틸다 스윈튼·하비 케이틀

[메트로신문 부산 장병호 기자] 아시아 최고의 영화 축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지난 1일 10일 동안 펼쳐질 축제의 닻을 올렸다. 감독·배우·스태프·관객 모두가 하나가 되는 축제의 장이다. 쉽게 만날 수 없는 해외 스타들도 대거 참석해 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영화를 향한 사랑,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특별한 마음으로 축제를 찾은 해외 스타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 틸다 스윈튼 "영화는 동료들과의 창의적인 작업" 틸다 스윈튼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 출연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스코틀랜드 출신 배우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선정된 '비거 스플래쉬'를 들고 찾아왔다. 틸다 스윈튼에게 영화는 같은 뜻을 지닌 동료들과 함께 하는 창작 과정이다. 한 번 작업한 감독과는 계속해서 작품을 같이 하는 이유다. '비거 스플래쉬'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도 그동안 꾸준히 같이 작업해온 감독이다. 2009년에는 '아이 엠 러브'로 부산국제영화제를 같이 찾은 바 있다.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만난 틸다 스윈튼은 "루카 감독은 나의 친구"라며 "앞으로도 항상 같이 작업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설국열차'로 인연을 맺은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고아성에 대한 이야기도 빠트리지 않았다. 틸다 스윈튼은 "봉준호는 동료·가족과 같은 관계가 된 감독"이라며 "차기작인 '옥자'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실망시키지 않을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다. 또한 "송강호, 고아성은 정말 멋진 배우이자 친구"라며 "이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영광이며 즐거움이다"라고 덧붙였다. ◆ 하비 케이틀 "당신과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 하비 케이틀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비열한 거리'와 '택시 드라이버'로 70년대 미국 영화사에 한 획을 남겼다. 또 리들리 스콧·쿠엔틴 타란티노·웨인 왕·웨스 앤더슨 등 명감독들과 꾸준히 작업하며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월드 시네마 부문 초청작인 '유스'로 한국을 첫 방문했다. '그레이트 뷰티'로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하비 케이틀은 영화보다는 이야기와 경험을 통한 인간적인 교류를 강조했다. 기자간담회에서도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전형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서로 대화를 하는 장을 원했다. 그는 "영화를 가지고 한국에 왔지만 내가 한국에 온 이유는 한국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남다른 인생관이 담긴 말이었다. 하비 케이틀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온 것은 내가 한국 문화에 익숙해지기 위한 첫 번째 단추"라며 "나이와 상관없이 더 많은 경험과 자각을 계속해서 하고 싶다"며 열정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또한 어떤 수식어로 불리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죽기 전 '하비 케이틀'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전화로 이야기해달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2015-10-05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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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착한 아빠, 동화 속 악당이 되다…'팬'의 휴 잭맨

[메트로신문 도쿄 장병호 기자]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46)이 동화 '피터 팬'을 원안으로 한 영화 '팬'으로 오는 8일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안나 카레리나' 등을 만든 조 라이트 감독이 연출한 가족영화다. 휴 잭맨은 피터 팬에게 시련을 안겨주는 악당 해적 검은 수염을 연기했다. '채피'에 이은 두 번째 악역 연기다. '팬'은 '피터 팬은 어떻게 네버랜드에 오게 됐나'라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영화다. 고아로 태어난 피터가 네버랜드에서 청년 제임스 후크와 함께 검은 수염에 맞서며 진정한 피터 팬이 돼가는 과정을 그린다. 휴 잭맨은 이번 영화에서 악역 검은 수염으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삭발 머리에 검은 눈화장으로 악랄함을 드러냈다. '엑스맨' 시리즈의 울버린,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을 떠올리면 파격적인 변신이다. 1일 오후 일본 도쿄 페닌슐라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난 휴 잭맨은 시나리오와 조 라이트 감독을 영화 출연 이유로 꼽았다. 그는 "9~10년 전 니콜 키드먼이 '역량이 있는 감독과 같이 일하고 싶어서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 말을 들었다. 인상적인 말이어서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라이트 감독과오래 전부터 작업하고 싶었다는 뜻이었다. 또한 "시나리오도 마음에 들었고 조 라이트 감독이 연출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더 움직였다"며 "검은 수염이 아닌 캐릭터였어도 출연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속 검은 수염은 자신의 영생을 위해 고아들에게 강제 노동을 시키는 악독한 인물이다. 수시로 마음을 바꾸는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휴 잭맨은 검은 수염을 "아이들의 눈으로 본 어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의 눈에 어른은 참 변덕스럽고 무서우면서도 우스운 사람들"이라며 "원작에 대한 조 라이트 감독의 해석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외모 변신에 얽힌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휴 잭맨은 "갑자기 대머리가 되는 바람에 가족들이 몇 달 동안 굉장히 혼란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전작 '채피'에서의 악역은 머리숱이 풍성했다면 '팬'의 검은 수염은 머리가 없다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팬'의 검은 수염은 나쁜 어른이다. 그러나 실제 휴 잭맨은 입양한 두 자녀를 친부모처럼 키우고 있는 착한 어른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인생에 대한 조언으로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하라"라는 말을 꼽았다. "어릴 때 아버지는 저에게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라'며 용기를 북돋워주셨습니다. 회계사셨던 아버지가 당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죠. 그런 아버지가 굉장히 좋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해준 말을 하고 싶습니다. 다른 이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본인이 추구하는 걸 끊임없이 매진하라고요. 타인을 존중하라는 말도 함께요." 대표적인 친한파 스타인 휴 잭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혹시 모를까봐 이야기하는데 나는 서울 홍보대사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꼭 한국에 가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2015-10-02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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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라스트' 이범수 "연기야말로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이죠"

[스타인터뷰] '라스트' 이범수 "연기야말로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이죠" 액션씬 리얼리티 위해 눈에 피까지 넣어 좋은 연기, 누군가의 인생 바꿀 수 있어 YG·JYP처럼 신인 배우 양성소 만들고파 [메트로신문 하희철기자] 25년이라는 경력이면 어느 분야든 전문가나 달인 등의 수식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범수(45)는 배우 생활 2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다. 오로지 '배우'라고 불리우길 원할 뿐이다. 그에게 있어 연기는 늘 새롭다. 수많은 작품을 했지만 여전히 재미있다고 말한다. 연기 말고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 없다는 그는 인터뷰 내내 마치 신인 배우들처럼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빛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라스트'는 이범수에게 배우로서의 도전 심리를 자극한 작품이다. 웹툰 원작의 작품에 처음으로 출연했다. 그러나 원작을 보지 않았다. 그가 맡은 곽흥삼이라는 인물을 순수하게 창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원작이 훌륭하다고 들었기에 오히려 더 안봤어요. 실제 인물을 그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순수 창작에 가깝게 접근했죠. 흥삼은 서울역에서 밑바닥부터 기어 올라온 인물이기에 표현에 정답이 없었어요. 그가 살아온 역사를 상상하고 거기에서 생긴 인물의 성격을 담았죠. 내가 곽흥삼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에 충실하면 그것 또한 살아있는 연기니까요." '라스트'는 유독 액션씬이 많았다. 주먹 하나로 조직의 1인자에 오른 곽흥삼은 특히 그랬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오히려 액션씬을 조금이라도 더 잘 나오게 하려고 노력했다. "오히려 액션을 하고 싶었어요. 펜트하우스 씬에서는 눈에 피도 넣었죠. 맞다보면 실핏줄이 터지니까. 흥삼이 타겟인 상황이니까 가장 많이 맞아야 한다고 의견도 냈고요. 사실 영화였어도 손색 없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무술팀이 고생했죠. 배우들과 스탭 모두 잘 해줘서 고마워요. 이들과의 추억이 행복했습니다." 도전을 마친 이범수는 현재 자신의 기획사를 만들고 있다. 그곳에는 배우로서의 소신을 담은 철학이 있다. 아카데미를 설립해 배우를 양성하는 등용문이 되겠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작가 '테스피스'의 이름을 따온 것도 그 이념과 부합한다. 테스피스는 문헌에 기록된 최초의 배우다. "배우로서의 정통성을 갖고 방향성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싶어서 테스피스의 이름을 앞세웠죠. 아카데미를 세운 건 학창시절부터 가졌던 생각에서 출발한 겁니다. '배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변이죠. 그 길이 정말 막연하거든요. 그래서 배우들을 양성하고 현장에 등용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YG나 JYP 같은 음반 기획사가 신인들을 미리 발굴해 트레이닝 시켜서 스타로 만들 듯이 말이죠." 인생의 절반 이상을 연기와 살아온 이범수는 이제야 연기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고 말한다. "연기야말로 인간을 탐구하는 최고의 학문이죠. 희노애락부터 욕망과 꿈을 모두 담아낼 수 있으니까요. 여전히 흥미롭습니다. 좋은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듯이 좋은 연기도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배우로서의 자부심을 느끼죠."

2015-10-01 03:00:17 하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