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기획코너 > 스타인터뷰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박희본 "'풍선껌'은 새로운 도약"

[스타인터뷰] 박희본 "'풍선껌'은 새로운 도약" 캐릭터 표현하려고 66사이즈로 변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 갖고파 방황하기 보다 연기 방향 고민 최근 메트로 사옥에서 만난 박희본(32)은 자유분방했다. 그 어디에도 자신을 가둬두지 않은 모습은 얼마 전 종영한 tvN 드라마 '풍선껌' 속 홍이슬과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풍선껌'은 어렸을 때부터 가족같이 지내던 두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로맨스 드라마다. 이동욱, 려원, 이종혁, 배종옥 등 선굵은 배우들의 연기와 탄탄한 스토리는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낳았다. "홍이슬은 정말 저와 많이 달라요. 실제로 저는 좋아하는 사람한테 쉽게 좋아한다고 표현하고, 표현을 했는데 그 사람이 저를 밀어내면 쿨하게 돌아서는 편이죠. 이슬이처럼 좋아한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걸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연기하면서도 '이렇게까지 매달려야 해?'라는 생각을 지우기란 쉽지 않았어요." 박희본은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에서 자랐지만 사랑에 무지한 홍이슬을 연기했다. 리환(이동욱)을 향한 서툰 애정표현으로 시청자에 웃음을 안기다가도 절절한 짝사랑으로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슬이는 활달한 성격도 아니고 오로지 공부만 한 치과의사잖아요. 패션감각도 없고요. 그런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66사이즈까지 찌웠어요. 그런데 드라마 상에서 마음고생을 해서인지 실제로도 살이 빠지더라고요.(웃음)" 박희본은 이번 작품에서 그녀의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자기 자신에게 캐릭터를 맞추기 보다 온전히 캐릭터만 표현했다. 차분한 성격까지 연기하려고 발성을 바꾼 것은 물론, 눈동자의 시선처리까지 신경썼다. 데뷔 15년차이지만, 그녀는 이번 작품을 '새로운 도약'이라고 정의했다. "작품을 찍을 때마다 성장이 있었지만 특히 이번 작품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성장을 했다고 느껴요. 기성 연기자 선배님들과 함께 해서 많이 배운 것도 있었고, 내적으로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내려놓을 건 내려놓는 걸 깨닫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갈등과 대립도 있었지만요.(웃음)" '풍선껌'은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쉬움이 클 법도 한데 박희본은 연연해하지 않았다. 그녀는 당장의 시청률보다 '다시 보고싶어지는 드라마'로 남는 게 좋다고 했다. "현장 분위기만 보면 시청률 1위 드라마인 줄 알았을 거예요. 각자의 역할과 분량만 챙기는 분위기가 아니라 서로 대본을 봐주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생각은 공유하면서 촬영했어요. 이렇게 행복한 현장이 또 있을까 싶기도 했고요.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서 아쉽고, 지금도 현장 분위기가 그리워요." 서른둘. 여자 연기자로서 적지 않은 나이이기에 조바심이 날 것 같지만, 박희본의 시간은 어쩐지 천천히 흐르는 느낌이다. "연기할 때가 좋은 이유가 뭔지 아세요?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거예요. '풍선껌' 첫회 촬영이 어제같은데 벌써 종영한 것도 그렇고요. 체감 시간이 느껴지지 않아서 30대나 20대나 똑같은 것 같아요.(웃음) 조바심내고 방황할 시기는 이미 지난 것 같아요. 20대 후반에 '왜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지? 나는 연기가 적성에 맞지 않나보다. 다른 걸 해볼까?'하고 방향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 MBC에브리원 드라마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에 출연하게 됐어요. 윤성호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면서 연기가 즐겁다는 걸 알게 됐고, 다시 마음을 잡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는 더이상 그런 고민에 시간을 할애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기에는 이미 이 길에서 배운 것이 많고, 차라리 제게 주어진 역할을 어떻게 소화해야하나 고민하는 게 발전하는 방향이더라고요."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출연하는 작품마다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그녀의 바람은 대중에게 한 이미지로 각인되기 보다 '이런 역할도 소화해?'하고 매번 놀라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힘든 시기가 찾아와도 버텨내면 결국 좋은 기회가 오더라고요. 조금 느리면 어때요? 재미가 있고, 하고 싶은 걸 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데요. 2016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설테니까 예쁘게 봐주세요."

2015-12-28 15:58:05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직업 세 번 바꾼 진기주 "배우로 쭉 성장할 거예요."

[스타인터뷰] 직업 세 번 바꾼 진기주 "배우로 쭉 성장할 거예요." 눈빛과 말투에 시청자 호평 입체적인 캐릭터에 끌려 연달아 작품활동, 감사해 등장하는 장면이 적어도 시청자의 시선을 머물게 하는 배우가 있다. 신예 진기주도 그렇다. MBC 2부작 드라마 '퐁당퐁당 러브'에 출연한 진기주는 현실에서는 단비(김슬기)의 친구로, 과거에서는 이도(윤두준)와 혼인한 중전으로 등장했다. '퐁당퐁당 러브'는 비를 통해 조선에 떠어진 수능포기자 고3 단비와 조선의 왕 이도의 판타지 성장로맨스다. 이도와 단비의 러브라인이 주로 그려졌지만, 대중은 그녀의 눈빛과 말투, 시선처리에 호평을 쏟았다. "데뷔작인 '두번째 스무살'이 끝나갈 때 아쉬움에 휩싸였는데, 그때 '퐁당퐁당 러브' 오디션에 합격했고 연달아 작품활동을 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소현의 입체적인 성격이 너무 매력적이었거든요. 과거와 현재를 오갔는데 발성에 있어서 차별성을 뒀어요. 시청자분들이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도 있어요. 소현은 2부작 내에서 나름의 기승전결을 갖고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거든요. 스트레스성 폭식장애를 앓고 있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 내막이 자세히 드러나지 않아서 그런 점들이 아쉬워요. 하지만 제게 주어진 씬 내에서 나름대로 극대화시켜서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웃음)" 진기주는 이번 촬영을 통해 편집점을 알아냈고, 현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실히 알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번째 스무살' 때는 모든 게 처음이고 낯설어서 적응할 때 힘들었어요. 그때 지우 선배님이 햇병아리인 제게 많이 알려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그리고 김형식 감독님은 제게 '재능이 있다'고 알려주신 은인이세요. 생각해보니까 제가 인복이 있는 것 같아요.(웃음)" "사실 드라마 시작할 때 또래 배우들과의 연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거든요? 재미있게 알콩달콩 찍을 수 있겠구나 했는데 왠걸요. 소현은 정말 외로운 여인이었어요. 이도에게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단비에게 있고, 그래서 저는 혼자 촬영하는 씬이 대부분이었어요. 연기였지만 그 캐릭터의 감정이 실제로 이입돼서 그런건지 정말 외로웠어요. 심지어 분장 시간도 겹치지 않아서 동료 배우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는 것도 아쉬운 점 중 하나예요. " 진기주의 이력은 남다르다. 공대 졸업 후 삼성 SDS에 입사했다가 퇴사한 뒤 방송기자로 변신했다. 이후 2014년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입상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배우는 정말 말그대로 꿈이었어요. 하고 싶지만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되고 나니까 좀 더 빨리 용기를 냈더라면 더 좋았을걸하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동안 제가 겪어온 것들이 다 자양분이 되어서 지금의 제가 있는 거겠죠? 늦었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딱 타이밍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배우에는 나이가 없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올해 '두번째 스무살' '퐁당퐁당 러브'로 신고식을 치른 진기주는 2016년 MBC 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으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건강한 미소가 매력적인 그녀의 행보가 기대된다. "저는 제가 연기한 장면이 부끄럽고, 아쉬운 부분만 계속 보이는데 그런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더 열심히 해서 그분들께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게 사랑을 갚을 수 있는 저의 방법이니까요."

2015-12-28 01:30:20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대호' 정만식 "커지는 역할 비중, 의식하고 싶지 않아요"

영화 '대호'에는 최민식과 호랑이 못지않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가 있다. 조선의 포수대를 이끄는 리더 구경 역의 배우 정만식(41)이다. 이번 영화에서 정만식은 흉터 가득한 얼굴로 강렬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지리산을 덮은 새하얀 눈처럼 서늘한 연기 빛난다. 정만식이 '대호'에 출연하게 된 것은 선배 배우인 최민식의 적극적인 추천 덕분이었다. 10세 때부터 포수 일을 해온, 사냥꾼의 냄새가 가득 나는 구경에게서 정만식을 떠올린 것이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정만식은 시나리오도 안 받은 상태에서 영화에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정작 시나리오를 받고 난 뒤에는 고민이 생겼다. "제가 한 역할 중에서 비중이 가장 크더라고요. 캐릭터도 무겁고 깊었고요. 부담과 책임감이 어마어마했죠. 그래서 준비를 많이 했어요.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대호'는 신경도 가장 많이 쓰고 집중한 작품이에요." 영화 속 구경의 첫 인상은 차갑다. 호랑이 대호에게 상처를 입어 얼굴에 흉터가 생긴 그는 오직 대호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어떤 행동도 밀어붙인다. 조선의 민족 정기를 꺾기 위해 대호를 제거하라는 일본군의 명령을 구경은 그 어떤 딜레마 없이 받아들인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는 맹목적인 모습이 영화에 긴장과 스릴을 더한다. 구경을 연기하기 위해 다른 자료를 특별히 참고하지는 않았다. 늘 그래왔듯 자신의 일부분에서 구경과 닮아 있는 교집합을 찾아 캐릭터에 접근했다. "저에게 삶의 목적은 '연기하는 나', 그리고 '무대에 서 있는 나'가 되는 것이었어요. 구경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산에 오르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호랑이에 대한 분노와 복수, 오로지 그것만을 바라보는 것이죠. 그런 구경의 마음을 속으로 되뇌이면서 연기하려고 했습니다." 구경은 영화 내내 다소 평면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그러나 아주 잠깐 동안 그에게도 인간적인 면모가 있음이 드러내는 순간이 있다. 천만덕의 아들 석이(성유빈)와 함께하는 장면들이다. 특히 영화 후반부, 극의 분위기가 전환되는 극적인 장면에서 정만식은 디테일한 시선 처리로 구경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한다. 그가 구경이라는 인물을 얼마나 깊이 연구해 몰입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감독님이 짧게 디렉션을 내렸어요. '구경의 목적은 하나죠? 이번이 기회입니다'라는 말이었죠. 구경이라는 인물이 지닌 목적을 잘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었어요. 그때는 특별한 계산없이 자연스럽게 시선이 흘러갔어요. 구경은 사냥꾼이지만 스스로는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이라 거짓말을 뻔뻔하게 못할 것 같았거든요." 연극 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정만식은 그동안 많은 영화에서 감초 같은 조연으로 활약해왔다. 올해는 '베테랑'과 '내부자들', 그리고 '대호'까지 대작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며 대중에게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내년에도 그의 활약은 계속된다. 영화 '아수라'를 촬영하고 있고 OCN 드라마 '동네의 영웅'도 준비 중이다. "배우로서 지나간 날들에 후회는 없어요. 연극한 사람들이 그때의 기억을 힘들었다고 하는데 저는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제가 선택한 일인데 힘들다고 하면 안 되잖아요(웃음). 지금까지의 크고 작은 역할들 모두 즐거운 작업이었어요. 물론 제가 맡는 역할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건 느끼고 있어요. 하지만 그걸 의식하려고 하지는 않아요. 의식하면 다 티가 나거든요. 중압감도 있지만 잘 해쳐나가고 싶습니다(웃음)." [!{IMG::20151223000057.jpg::C::480::배우 정만식./손진영 기자 son@}!]

2015-12-24 03:00:00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라붐 "모두 다 사랑에 빠지게 만들 거예요"

모두를 사랑에 빠지게 만들겠다는 소녀들이 있다. 6인조 걸그룹 라붐(유정·소연·지엔·해인·솔빈·율희)이다. 라붐은 이달 초 신곡 '아로아로'를 발표하고 활동 중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말을 걸기를 바라는 뜻을 담은 노래로 올 겨울 대중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에서 팀 이름을 빌려온 라붐은 지난해 여름 '두근두근'으로 정식 데뷔했다. 수많은 걸그룹이 경쟁하는 가요 시장에서 라붐은 일명 '깨방정 걸그룹'이라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어떡할래' '슈가 슈가'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청순하면서도 발랄한 모습으로 라붐 만의 색깔을 만들어왔다. 신곡 '아로아로'는 '아브라카다브라'와 같은 주문의 일종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말을 걸기를 바란다는 뜻을 담은 주문이다. 80년대 복고풍 신스팝을 차용한 노래는 편안한 멜로디로 귀를 사로잡는다. "내 이름을 크게 불러줘 / 널 좋아한단 말야 / 키스해도 될까 / 내가 먼저 다가갈래"라는 가사는 소녀의 수줍은 고백을 잘 담고 있다. "어쩌다 보니 계속 복고풍의 노래를 하게 됐어요. 이번 '아로아로'에서는 보다 성숙하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80년대 신스팝을 라붐의 색깔로 소화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소연) 원색으로 상큼함을 강조한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다. 멤버들은 복고풍의 월남치마를 입고 귀여운 안무로 노래를 불렀다. 포인트 안무는 '밀당춤'이다. "팔이랑 골반을 앞으로 흔드는 춤이에요. 그런데 팬들은 '호랑나비' 춤이라고 부르더라고요(웃음)." (율희) 주변에서 들려오는 신곡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다. 좋은 노래를 더 많이 알리기 위해 연말에도 쉼 없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포화 상태인 아이돌 시장에서는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한 가지 콘셉트를 꾸준히 지켜가는 아이돌이 있는가 하면 여러 가지 콘셉트를 다양하게 시도하는 아이돌도 있다. 청순함과 발랄함, 사랑스러움을 전면에 내세운 라붐은 전자에 가깝다. "저희는 저희의 색깔이 마음에 들어요. 그만큼 좋아하고요. 어떤 노래든 우리와 만나면 라붐 만의 색깔로 어우러지는 것 같아요." (해인) 여섯 명의 소녀들은 어릴 적부터 가수의 꿈을 키워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노래 부르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춤추는 것도 좋아했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가수가 됐어요." (지엔) "부모님이 제가 아기일 때 녹음한 테이프를 들어본 적 있어요. 발음도 안 되는데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어요." (유정) 연습생 시절을 거치며 마침내 데뷔했을 때는 감격한 나머지 좀처럼 실감이 가지 않았다. 데뷔 2년차를 맞이하면서 이제는 무대 위에서의 더 많은 재미를 느끼며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언젠가는 노래 선곡이나 작사와 작곡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그리고 다른 아이돌과 마찬가지로 음악방송 1위가 목표다. 그러나 라붐의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 그렇게 롱런하는 걸그룹으로 남는 것이 지금 라붐의 꿈이다. "새해에는 라붐이 모든 사람에게 알려져 사랑 받는 그룹이 됐으면 해요. 모든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사랑 받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솔빈) "소속사 대표님이 항상 말씀하세요. '모든 사람을 사랑에 빠지게 하라'고요. 그 말처럼 모든 분들이 저희를 보면 사랑에 빠지게 만들고 싶어요(웃음)." (해인) 사진/NH EMG 제공

2015-12-23 03: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히말라야' 정우 "건강한 에너지로 진정성 있게 다가가길 바랐죠"

'히말라야' 속 정우(34)의 첫 등장은 해맑다. 산을 '정복'하겠다고 나선 치기어린 청춘은 "산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는 든든한 대장을 만나 성숙한 어른이 된다. 그러나 운명은 잔인하다. 너무 빨리 찾아온 죽음 앞에서 청춘은 눈물마저 제대로 흘리지 못한다. 그 순간 정우가 보여주는 다양한 감정들에 영화의 뭉클함이 녹아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인물이 뜻하지 않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면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정우가 처음 '히말라야'의 시나리오를 읽은 뒤 부담감을 느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2004년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불의의 사고로 숨진 박무택 대원을 연기해야 했다. 하지만 시나리오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야기가 탄탄했어요. 박무택이라는 캐릭터가 웃고 있으면 저도 미소가 지어졌고 슬픈 상황에 처해 있으면 저도 울고 있더라고요." 제대로 된 감정 표현을 위해 부담감을 떨쳐내는 것, 그것이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히말라야'에 동참했다. 정우는 영화 속 박무택 대원을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그 에너지가 관객에게 긍정적인 힘으로 다가가길 바랐다. 영화 초반부의 박무택은 장난기 넘치는 평범한 20대 청춘으로 묘사된다. 정유미가 연기한 수영과의 티격태격 로맨스도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유쾌하게 만든다. "시나리오에 박무택의 감정이 잘 나와 있었어요. 그 느낌을 살리려고 했고요. 후반부에 가면 박무택 대원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그것을 의식하면서 '이쯤부터 시동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박무택이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고 미리 행동하지는 않았으니까요. 수영의 이마에 입맞춤하고 떠나는 순간에도 그냥 평상시와 똑같은 느낌으로 연기했죠. 그런 자연스러운 감정 변화가 후반부에 진정성 있게 다가갈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쌓인 감정은 극 후반부에서 뭉클함으로 변한다. 이토록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던 박무택이 뜻하지 않은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순간, 그 안타까움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도 가슴 아픈 순간이었다. "평소보다 예민했어요. 집중력이 깨질까봐 정신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썼고요. 머릿속으로 먼저 감정을 생각하며 연기하는 건 가짜라고 봐요. 수영의 사진을 보며 '보고싶다'는 대사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울컥하더라고요. 온 정신을 쏟아서인지 그날의 촬영은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에요." 영화 속 박무택 대원의 모습을 누구보다 기다린 사람은 그를 다시 만나기 위해 에베레스트를 또 한 번 올랐던 엄홍길 대장일 것이다. VIP 시사회를 통해 완성된 영화를 본 엄홍길 대장은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정우를 꽉 안아줬다. "엄홍길 대장님은 말 수가 많지 않으세요. 그래도 저를 동생처럼 아들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죠. 손길 하나, 포옹 하나만으로도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그 따뜻한 포옹이야말로 '히말라야'라는 힘든 여정을 거친 정우가 받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위안일 것이다. "촬영하면서 왜 산악인 분들에 왜 이렇게 힘든 여정을 하는지 물어보지 않았어요. 그건 그분들이 저에게 '왜 연기를 해요?'라고 묻는 것이니까요. 그분들이 산에 오르는 것도 제가 연기를 하는 것도 그냥 인생의 목표인 거라고 생각해요. 연기를 왜 하냐고요? 저에게 그 질문은 '왜 밥을 먹냐'는 질문과 똑같아요(웃음). 맛있어서 밥을 먹기도 하고 살기 위해서 먹기도 하잖아요. 무엇보다도 좋아서 하는 일이고요. 꿈을 쫓아서 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흘러온 것 같아요. 그리고 진정성 있게 조금은 천천히 가고 싶습니다." [!{IMG::20151221000066.jpg::C::480::배우 정우./손진영 기자 son@}!]

2015-12-22 03: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3인조로 돌아온 터보 "우리만의 색깔로 승부할 것"

90년대를 풍미했던 댄스 듀오 터보가 김종국, 김정남, 마이키의 3인조로 돌아왔다. 21일 자정 공개되는 '어게인(AGAIN)'은 터보가 15년 만에 발표하는 6번째 정규 앨범이자 데뷔 2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음반이다. 다시 돌아온 터보를 지난 18일 서울 잠원동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음악감상회를 통해 만났다. 터보의 컴백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방송돼 큰 반향을 일으켰던 MBC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김종국과 김정남의 18년 만의 재회가 바로 '토토가'를 통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마이키의 근황도 함께 공개되면서 터보 또한 추억에서 다시 현재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정식으로 컴백을 결정하기까지는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을 때 아름답다'는 사실을 멤버들이 가장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터보를 다시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다른 사람이 정남이 형이나 마이키를 대신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을 계기로 정남이 형과 마이키와 인연이 다시 이어지면서 3명이서 함께 터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김종국) "저는 '토토가'에 나온 것만으로도 만족했어요. 다시는 없을 기회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토토가'를 마치고 종국이가 터보 이야기를 꺼냈는데 정말 미안했어요. 그동안 종국이가 혼자 활동하며 쌓아온 것들을 저와 마이키와 함께 나누자고 하니 고맙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염치없는 것처럼 느껴졌죠. 하지만 녹음을 하면서 '이렇게 나를 생각해 터보의 울타리 안으로 불러줬으니까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김정남) 3인조 터보의 컴백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다시' 시작한다는 뜻에서 앨범 제목도 '어게인'으로 정했다. 앨범을 무려 19곡의 노래로 채운 것도 '추억팔이'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터보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타이틀곡은 '다시'와 '숨바꼭질'이다. 각각 파워풀한 댄스와 감성적인 느낌이 돋보이는 노래들이다. 김종국은 "'다시'는 1집 때의 강렬함을 기대하는 분들을 위한 노래고 '숨바꼭질'은 '회상'과 같은 터보의 겨울 노래를 기다린 팬들을 위해 마련한 미디움 템포의 노래"라고 설명했다. 새 앨범은 익숙함과 새로움이 적절히 녹아있다. 터보의 과거 히트곡을 만든 주영훈과 윤일상은 각각 '댄싱퀸'과 '하얀거리'로 90년대 터보 음악을 새롭게 재현했다. 박정현이 피처링에 참여한 '잘 지내', 케이윌과 제시가 함께 한 '우리' 등 새로운 변화도 눈에 띈다. 디제이 디오씨의 이하늘, 지누션의 지누, 룰라의 이상민과 함께 녹음한 '가요 톱10'도 빼놓을 수 없는 노래다. 추억으로 치부할 수 없는 90년대 가수들의 왕성한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어느 가수나 자기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색깔은 '올드 스쿨'이 될 수도 있고 미래적인 느낌이 될 수도 있겠죠. 터보가 요즘 젊은 친구들과 똑같은 음악을 한다면 다를 게 없다고 봐요. 그래서 저희 색깔을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어요. 물론 노래에 대한 판단은 음악을 듣는 분들이 해주시겠지만요." (마이키) 3인조로 돌아온 터보의 꿈은 콘서트다. 김종국은 "터보라는 이름으로 콘서트를 해본 적이 없다"며 "셋이 함께 전국 투어 콘서트를 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앞으로 내가 도망만 가지 않는다면 터보는 계속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떤 김정남은 "우리가 만든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IMG::20151220000045.jpg::C::480::터보./더터보컴퍼니}!]

2015-12-21 03: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장희진 "욕심 내려놓고, 색깔 찾았어요."

[스타인터뷰] 장희진 "욕심 내려놓고, 색깔 찾았어요." '마을' 김혜진, 입체적인 캐릭터 터닝포인트는 '세번 결혼한 여자' 예상 외의 관심에 행복해 데뷔 초 '제2의 전지현'으로 불리던 장희진(31)은 이제 없다. 데뷔 13년차 그녀는 SBS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하 '마을')'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연기색깔을 찾았다. '마을'은 평화로운 마을에 암매장된 시체가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로 장희진은 의문의 죽음을 맞은 김혜진 역할을 맡았다. 첫회에 백골로 등장한 그녀는 원혼이 돼 한소윤(문근영) 앞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김혜진이 이렇게 매력적일 줄 몰랐어요. 드라마가 전개될수록 입체적인 인물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그녀가 놓인 상황이 강렬하더라고요. 또 생각 외로 많은 관심을 받아서 여운이 많이 남아요." 모든 배우가 분량에 대한 욕심이 있기 마련인데 장희진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조금 다르다. "처음에 감독님과 미팅할 때 김혜진이 극 초반에만 나올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비중이 적어서 오히려 다행이다 싶었어요. MBC '밤을 걷는 선비' 촬영 끝나고 연달아 출연한 터라 지쳐 있었거든요. 결국엔 16회까지 등장했지만 분량이 적다고, 힘들다고 김혜진을 연기하지 않았다면 정말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 같아요.(웃음)" 김혜진은 성폭행 피해자가 낳은 딸로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유전병까지 갖고 태어나 자신을 '괴물'이라 여기는 생모를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찾아간 마을에서 생부의 아내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참 기구한 운명이죠. 그녀가 처해있는 상황만 보면 극단적이고 '막장'으로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 이런 일이 결코 없을까요? 뉴스를 보면 더한 일들도 많잖아요. 대본을 읽으면서 김혜진이 겪었을 외로움이나 아픔들을 굳이 느끼려고 하지 않아도 와닿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역할에 몰입됐고 연기하는 데에 힘든 것도 없었어요." '마을'에서 보여준 연기는 과거 출연작인 영화 '아파트'를 연상시킨다. 장희진은 그때보다 지금 연기력이 더 나아지지 않았느냐며 미소를 지었다."제게 그런(귀신 역할이 어울리는) 면이 있나봐요. 저도 의외로 역할에 몰입이 잘됐고... '아파트'를 찍었을 때에도 화제가 됐었는데 '마을' 이후에도 시청자 반응이 나쁘지 않아요. 아마 제 연기력이 늘어서 화제가 된 건 아닌 것 같고, 캐릭터를 잘 만났죠. 장면의 느낌이나 다양한 면을 연기하는 모습을 시청자가 예쁘게 봐주시는 것 아닐까요?" 10년 넘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주연과 조연의 경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연기를 못해서...(웃음) 예전에는 출연 분량에 욕심내고, 연기보다는 화면에 보여지는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주연이든 조연이든 제게 주어진 역할을 잘 표현해내고 싶어요. 그리고 감독님이 제게 주시는 역할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마을'이 시청자가 보는 장희진의 터닝포인트라면 그녀가 생각하는 터닝포인트는 '세번 결혼한 여자'다. 배우 인생에 딜레마가 왔을 때 제의가 들어온 작품이었다. "'세번 결혼한 여자'는 연기에 대한 갈증과 대중의 인기에 목말랐을 때 만난 작품이에요. 그 작품을 해내고 나니까 여기까지 올라온 거고, 당시 연기하면서 많은 생각을 정리하게 됐어요. 아마 언젠가 딜레마에 또 빠지겠죠? 그렇다고 좌절하진 않으려고요. 그때 찾아오는 기회를 잡으면 되니까요. 겪어보니까 그게 순리더라고요." 역할 비중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은 그녀의 소망은 꾸준히 연기하는 것이다. "식상한 배우는 되지 말자. 항상 새롭게 발견되는 점이 있는 배우가 되자. 저의 요즘 신조예요. 2015년이 잘 마무리 된 만큼 2016년도 행복한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시청자분들도요."

2015-12-18 03:02:50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루시드 폴 "제주에서의 삶, 귤과 글, 음악으로 담았죠"

어떤 음악은 듣는 이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루시드 폴(40·본명 조윤석)의 음악이 그렇다. 어쿠스틱 연주에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그의 음악에는 진심이 있다. 세상을 살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꾸밈없이 노래하기 때문이다. 15일 자정 공개된 루시드 폴의 정규 7집 '누군가를 위한,'은 지난 루시드 폴이 지난 2년 동안 겪은 것들을 담은 음반이다. 그동안 루시드 폴은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2014년 8월 결혼했고 제주로 이주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서울과 부산 등 줄곧 도시에서만 살았던 그에게 제주에서의 삶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전까지 몰랐던 나에 대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에게는 지난 3~4년의 시간이 그랬어요. 저는 제가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실은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굉장히 늦게 알게 됐죠. 평생을 도시에서 보냈지만 오히려 사람으로 붐비는 도시보다 한적한 바다와 산이 더 좋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마침 아내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시골로 가자'는 막연한 생각을 실행에 옮겼어요." 제주에서의 삶은 다양한 경험을 선사했다. 밭농사도 지었고 귤도 길렀다. 동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15곡의 노래로 만들었다. 이번 음반은 이색적인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홈쇼핑을 통해 자신이 직접 기른 귤을 앨범과 함께 판매한 것이다. 또한 앨범에는 직접 쓴 동화인 '푸른 연꽃'을 함께 실었다.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 끝에서 결정한 방식이었다. "많은 분들이 이번 음반이 CD인지 책인지 궁금해 하세요. 사실 요즘은 음악을 모바일로 더 많이 듣잖아요. 그래서 음악과 함께 더 많은 걸 같이 드릴 수 없을까 고민했어요. 그래서 앨범과 함께 글을 묶게 됐죠. 여기에 직접 키운 귤까지 더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에게 앨범으로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듣고 읽고 먹을 수도 있는 그런 앨범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웃음)." 루시드 폴은 늘 세상과 사람에 대해 노래해왔다. 이주노동자의 애환을 담았던 '사람이었네', 그리고 용산참사 희생자의 이야기를 넌지시 담았던 '평범한 사람'이 그런 노래들이었다. 이번 음반에서도 루시드 폴은 어김없이 세상을 이야기한다. 타이틀곡인 '아직, 있다.'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세월호 참사를 노래했다. "손 흔드는 내가 보이니 / 웃고 있는 내가 보이니 / 나는 영원의 날개를 달고 / 노란 나비가 되었어"라는 가사가 듣는 이의 마음에 여운을 남긴다. "이유도 모른 채 / 죽어간 사람들은 / 4월이 오면 / 유채꽃으로 피어/ 춤을 춘다지"라는 가사를 담은 '4월의 춤'은 제주 4.3 사건 피해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노래다. 그러나 루시드 폴은 자신의 노래가 어느 한 가지 의미로만 해석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노래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로 열어놓고 싶다"는 뜻에서다. 이번 음반에 대한 바람도 단 하나다. "음악인 루시드 폴로서, 그리고 사람 조윤석으로서 2014년과 2015년을 보내며 느끼고 본 것에 대한 기록"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새 앨범으로 돌아온 루시드 폴은 연말 공연을 통해 팬과 만날 계획이다. 그는 "계획을 미리 세우는 편이라서 벌써 내년 공연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웃었다. "예전에 만든 음악은 뭔가 서툰 것 같아서 잘 안 듣게 돼요. 그런데 이번에 앨범 마스터링을 위해 도쿄에 갔다 우연찮게 1집부터 3집까지의 음악을 듣게 됐어요. '너는 내 마음속에 남아' '새' 같은 옛날 노래를 오랜만에 들어보니 '내가 안 변한 것도 있구나' 싶더라고요. 노래를 잘 하는 것도, 연주를 잘 하는 것도 아닌데도 많은 분들이 아직까지 제 음악을 듣는 이유인가 봐요(웃음)." 사진/안테나뮤직

2015-12-16 11:20:41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역사의 영웅, 평범한 민초가 되다, '대호' 최민식

'대호'(감독 박훈정)는 일제강점기를 무대로 조선 마지막 호랑이와 명포수 천만덕의 이야기를 그린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 밖으로 밀려나게 되는 호랑이와 포수를 통해 변해가는 시대와 변할 수 없는 가치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다양한 함의를 내포하고 있는 영화다. 포수 천만덕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53)이 그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다. 최민식이 '명량' 다음 작품으로 '대호'를 선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역사 속 영웅을 연기해야 한다는 강박을 온몸으로 겪어냈던 그가 또 다시 시대극으로 들어가 비운의 시대를 연기한다는 점에서 기대와 걱정이 공존했다. 한국인의 민족성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이미지가 소비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됐다. 그러나 최민식이 '대호'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했다. "'대호'는 CG에 대한 위험도가 큰 영화에요. '명량' 이후의 흥행이 부담됐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겠죠. 게다가 또 사극이잖아요. 흥행을 생각했다면 그냥 여러 배우들과 앙상블로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했을 거예요. 그냥 저는 이 영화의 메시지에 끌렸어요. 그리고 전력투구한 거예요." 일제강점기를 무대로 한다는 점, 그리고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사냥하려는 일본군의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대호'는 한국인의 민족성을 건드린다. 그러나 최민식이 '대호'에 끌린 것은 이런 민족성이 아니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예의를 그린 영화"라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대호'다. 천만덕을 연기하면서 생각한 것 또한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지키는 명포수'가 아닌 '시대에 순응한 채 살아가는 평범한 민초'였다. "촬영하는 동안 영화 '미션' 생각을 많이 했어요. 거기에 두 명의 신부가 나오잖아요.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두 사람이죠. 하지만 그들 중 누가 옳고 나쁜지를 이야기하지 않아요. '대호'도 그래요. 좋은 놈과 나쁜 놈을 나눠서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죠.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의 뒤틀린 욕망, 그리고 자신의 업을 끊어내려는 인간의 이야기니까요." 최민식은 '대호'에서 CG로 만든 호랑이와 연기하는 낯선 체험을 했다. 실제 촬영 때는 보이지 않는 대상을 마주하며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처음에는 어처구니가 없더라고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요(웃음). 그래서 촬영 마치면 '저기 호랑이 물 좀 갖다줘라'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죠. 어차피 작품을 하기로 한 이상 어떻게든 극복해야 하는 거니까요. 그게 우리 배우의 존재 이유잖아요." 그래서 최민식은 '대호'가 성공한다면 그 일등공신은 자신이 아닌 바로 CG로 만든 호랑이라고 말한다. "시대를 대변하는 민초들의 이야기에 공감한다면 우리는 성공한 거라고 봐요. 그리고 그 일등공신은 김대호 씨(최민식은 영화 속 호랑이를 '김대호'라고 불렀다)일 겁니다. 괜히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김대호 씨가 연기를 못했다며 아무리 날고 기어도 공염불이거든요." 그럼에도 우리는 안다. '대호'가 묵직한 무게감을 지닐 수 있는 것은 바로 최민식의 존재감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1700만 관객을 모은 '명량'에 이어 '대호'까지 쉽지 않은 두 편의 영화를 연달아 마쳤다. 하지만 최민식은 "날이 갈수록 창작욕이 더 생긴다"고 말한다. "건드리고 싶은 이야기, 끄집어내고 싶은 이야기가 점점 더 많아져요. 더 근사하게 작업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고요." 두 편의 사극을 연달아 한 만큼 다음 작품에서는 "구두 신고 넥타이 매는" 역할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 최민식은 여전히 배우로서 목마르다. 그의 꿈은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동료들과 함께 한 작업이 먼 훗날 '참 좋은 작업'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

2015-12-16 03: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히말라야' 황정민 "리더로서의 외로움, 그 끝에 사람이 있었죠"

도전에는 이유가 없다. 무언가를 해냈을 때 느끼는 즐거움이 있기에 사람들은 도전하고 또 도전한다. 황정민(45)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쉼 없이 연기하고 있다. 늘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고 또 도전한다. '국제시장' '베테랑'에 이어 '히말라야'(감독 이석훈)를 선택한 이유다. '히말라야'는 한국 최고의 산악인인 엄홍길 대장과 휴먼원정대가 2005년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숨진 후배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히말라야에 올랐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엄홍길 대장과 휴먼원정대는 오직 후배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겠다는 이유로 아무나 쉽게 도전할 수 없는 해발 8848m의 에베레스트에 다시 올랐다. 황정민이 엄홍길 대장 역을 맡았다. 영화는 경기도 양주와 강원도 영월, 그리고 네팔의 히말라야와 프랑스의 몽블랑을 오가며 히말라야 설산의 풍경을 재현해냈다. 황정민은 일반인은 엄두도 못내는 해발 3000여m까지 올라가 촬영에 임했다. 평소 등산에도 큰 관심이 없었다. 왜 산악인들이 이 힘든 히말라야를 등반하는지 황정민 스스로도 궁금했다. "히말라야 12좌를 등반한 김미곤 대장이 영화에 많은 도움을 줬어요. 그래서 물어봤죠. 힘든 곳을 뭐 하러 가느냐고 말이죠. 그런데 그 친구가 '형은 왜 연기하세요?'라는 묻더라고요. 할 말이 없었죠. 우문현답이었어요. 그냥 산에 가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 뒤로는 물어보지 않았어요. 물어보는 게 창피한 거죠(웃음)." 황정민은 영화 속 엄홍길 대장이 '큰 산'처럼 보이기를 바랐다. 평소에는 리더십이나 책임감과 거리가 멀지만 이번 영화에서만큼은 진짜 대장처럼 리더십을 발휘해 현장을 이끌었다. 모든 회의에 참석해서 들은 이야기를 다른 배우들에게 전하는가 하면 네팔에도 남들보다 1주일 먼저 도착해 사전답사를 했다. 그 과정 속에서 외로움을 느꼈다. 육체적인 고통 못지않게 정신적인 고통이 그를 힘들게 만들었다. "엄홍길 대장님과도 예닐곱 번 정도 만났어요. 대장님의 속이야기를 듣고 싶었죠. 그런데 딱히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는 안 해주시더라고요(웃음). 하지만 촬영하면서 대장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어요. 해발 8000m에 달하는 히말라야는 삶과 죽음이 정말 딱 맞붙어 있는 곳이에요.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겠어요. 그래서 대장님이 속마음을 이야기 안 해주신 게 아닌가 싶었어요. 저 역시 팀의 리더로서 '으쌰으쌰' 하다 보니 어느 순간 힘들고 외롭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 외로움 끝에서 발견한 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우리 영화에 실화와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고민이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쉬는 시간에 심산 작가가 쓴 '엄홍길의 약속'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엉켜있는 것들이 한방에 풀리더라고요. 실화는 떼어낼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으니까요."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고 나면 황정민의 얼굴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간적인 대장으로서의 모습으로서 말이다. 황정민에게 2015년은 특별했다. '국제시장'과 '베테랑'으로 명실상부한 '천만 배우'의 타이틀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정민의 눈은 이미 앞을 향하고 있다. '히말라야'라는 커다란 산을 넘은 그의 머릿속은 18일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오케피'로 가득하다. 연출과 제작, 주연을 도맡은 작품인 만큼 애착이 크다. 내년 1월 초까지는 '아수라'의 촬영을 마친 뒤 류승완 감독과 함께 '군함도'를 준비할 계획이다. 이미 촬영을 마친 '검사외전'과 '곡성'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정도면 내년 계획은 충분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는 "셰익스피어나 유진 오닐 등 고전극으로 연극 무대에도 오르고 싶다"며 거침없이 계획을 털어놨다. "그냥 일하는 것이 즐거워요. 마흔이 된 뒤부터는 일을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힘들지도 않고 새로운 걸 고민하지도 않아요. 하고 싶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니까요(웃음)." [!{IMG::20151214000135.jpg::C::480::배우 황정민./손진영 기자 son@}!]

2015-12-15 03: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문근영 "움츠렸던 20대, 30대엔 활짝 펼래요."

'나는 사랑을 아직 몰라~'를 부르던 '어린신부' 문근영(28)은 이제 데뷔 16년차에 나이 30을 바라보고 있다. 문근영은 SBS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하 '마을')'에서 주인공 한소윤으로 분해 시청자에게 스토리텔러의 차분함과 범인을 끝까지 추적하려는 집요한 인상을 심어줬다. "한소윤은 감정 변화가 극과 극을 오가는 역동적인 인물이 아니에요. 마을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자신의 의붓 언니라는 걸 알고 그녀의 죽음을 파헤치는 인물이에요. 사건의 중심에 서있기 보다 사건 외곽에서 관찰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어떤 분들은 제가 주인공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하지만 1~16부를 관통하면서 흐름을 깨지 않고 끌고 가는 건 소윤이거든요. 그 자체에 저는 매력을 느꼈고 도전하고 싶었어요. 감독님, 작가님의 완성도 높은 작품에 제가 참여하게 되서 감사할 뿐이에요." '마을'은 평화로운 마을에 암매장된 시체가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로 지난 3일 7.6%의 시청률(닐슨코리아)로 종영했다. 비록 낮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뒤늦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대본이 탄탄하고 안정적이다보니까 촬영하면서도 힘든 점이 하나도 없었어요. 밤을 새면서 촬영한 날이 딱 하루밖에 없었거든요. 그리고 육성재 씨는 초반에 연기가 처음이라면서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대본 리딩할 때 워낙 잘하셔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풋풋한 성재 씨와 함께 촬영해서 되려 제가 자극을 받아서 좋았어요." 마지막 20대를 보내고 있는 문근영은 작품이나 캐릭터를 보는 눈이 성숙해졌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재미있고,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역할이나 작품에 매료되는 점은 과거나 지금이나 같아요. 다만, 선택하는 과정이 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선택하기 전에 먼저 걱정하고 두려워했는데 지금은 무서운 것도 없고 선택하는 게 어렵지 않아요. 실패가 무섭지 않게 될 정도로 성장한 게 아닐까요?(웃음)" 문근영은 자신이 변할 수 있던 계기가 올해 개봉한 영화 '사도'라고 설명했다. "20대는 참 많이 움츠려있던 것 같아요. 철모르고 반짝여도 되는 시기였는데 일찍 연예계 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모든 면에서 조심스러웠던 것 같아요. 항상 '나는 부족해' '나는 못해'라면서 채찍질하기 바빴는데 '사도'를 찍을 때 처음으로 저 자신을 칭찬하게 됐어요. 제가 저를 믿게 되니까 그동안 나 자신을 왜 그렇게 못살게 굴었나 싶더라고요.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된 것 같아요." '가을동화'의 송혜교 아역부터 영화 '어린 신부'로 '국민여동생' 타이틀을 거머쥔 문근영은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불의 여신 정이'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성인 연기자로 성장했다. 그리고 30대에는 더 활발히 활동하면서 반짝이고 싶단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기 위해 많이 노력할 거고, 시청자 분들도 '연기를 열심히 하고 싶어하는 구나'하고 제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장르불문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에게 한발 더 다가서는 30대 문근영이 될 거예요."

2015-12-14 08:18:22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한예리 "커피쿠폰 볼 때마다 생각 나셨으면…"

[스타인터뷰] 한예리 "커피쿠폰 볼 때마다 생각 나셨으면…" 화면에 나온 시후 모습에 만족 19금 노출에 오히려 욕심 전성기는 좀 더 먼훗날 "영화를 보신 후에 커피쿠폰을 볼 때마다 묘한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커피쿠폰 이벤트를 연인이나 부부사이에 한번쯤 써먹어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인터뷰에서 만난 한예리가 던진 당찬 발언이었다. 그간 '해무' '동창생' '코리아' 등 다수 작품에서 극적인 상황에 처한 인물을 연기해온 한예리는 '극적인 하룻밤'으로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도전했다. 그리고 그녀가 이렇게까지 사랑스러울 수 있을지 가늠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제가 의도한 게 아닌데 많은 분이 제가 무겁고 거친 역할을 좋아하시는 줄 알더라고요. 이번 작품으로 한예리라는 배우가 밝은 면도 있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대중의 다양한 입맛을 골고루 충족시키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그리고 감독님이 시후를 정말 예쁘게 화면에 담아주셨어요. 관객 분들도 시후를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극적인 하룻밤'은 헤어진 애인의 결혼식에서 만난 남녀가 강렬한 하룻밤을 보낸 뒤 '원나잇 쿠폰'을 만들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한예리는 전 남자친구에게 헌신하다가 차인 연애하수 시후를 연기했다. 정과 마음을 준 애인에게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 받는다. 그런 시후가 극단적인 생각으로 옛 남자 친구의 친구 정훈을 찾아가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는 이야기는 관객 입장에서 이해가 안될 수도 있다. "마음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몸만 나눈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상황이 극적이었을 뿐인지 정말 마음이 없고, 싫어하는 상태에서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요?"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떠냐는 질문에 한예리는 "오랜 기간 옆에서 함께한 사람한테 끌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시후와 비슷한 점은 좋으면 좋다고 말하는 점이에요. 하지만 싫으면 저는 내색하지 않아요. 굳이 알려서 좋을 것도 없으니까요." 하기호 감독은 '극적인 하룻밤'의 시후를 한예리를 염두해두고 썼다. 독특한 면과 현실적인 면을 오가는 시후의 성격을 한예리라면 잘 표현할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훈이라는 인물은 감독님이 생각했던 본인의 이야기도 있고, 정훈에게 바라는 모습이 확실하게 있으셨어요. 그렇지만 시후의 상태나 감정에 대해서는 명확히 그려놓으신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한테 직접 의견을 제시한 부분이 많아요. 많은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두 사람의 감정 상태가 드러나는 싸우는 장면, 시후가 엄마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는 장면 등이 한예리와 감독의 의견 조율로 태어난 장면이다. 특히 싸우는 장면은 한예리와 윤계상의 즉석 애드리브로 완성됐으며 두 배우가 꼽는 가장 인상적인 신이다. "사실 싸우는 장면 대사가 굉장히 구구절절했어요. 그런데 핵심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현장에서 대사를 만들었어요. 그 장면이 남녀의 성향 차도 잘 보여주는 것 같고, 의견을 모아 만든 장면이라 애착이 가요. 그리고 전화 통화 씬은 시후의 상태를 알릴 수 있는 뭔가가 없었기 때문에 제가 추가적으로 감독님께 요청한 장면이에요." 함께 촬영한 배우 윤계상은 한예리를 집중력이 뛰어난 배우라고 극찬했다. 19금 장면을 찍을 때 격하다 못해 무릎이 까지는 작은 사고가 발생했지만 개의치 않고 촬영하는 한예리의 부상투혼에 놀랐단다. "수위가 많이 높았나요?(웃음) 솔직히 감독님과 현장 스태프가 많이 배려해주셔서 노출이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그리고 어차피 할 거라면 잘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가벼운 로맨스물로만 보기에 영화는 N포세대의 처절한 상황을 정훈과 시후를 통해 신랄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또 무겁지 않게 그려냈다.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게 20~3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예요. 차가운 현실의 청춘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랑'과 '사람'만은 등지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좋은 배우'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다는 한예리는 욕심이 많다. 그리고 서두르지 않는다. 자신의 전성기를 좀 더 먼훗날로 생각하고 있었다. "각자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배우'의 기준이 있잖아요? 그 각각의 기준에 준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좋다'라는 단어가 굉장히 포괄적인데 그 안에 다 들어가고 싶어요. 그리고 제 전성기는 지금이 아니라 좀 더 나중이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영화 '사냥'을 촬영하고 있어요. 안성기 선배님과 작업해요. '배우'라는 타이틀을 잘 짊어지고 가시는 느낌을 받았어요. 선배님을 정말 존경합니다. 연륜에서 나오는 여유로움과 넉넉함을 저도 본받고 싶어요." 추운 야외에서 '사냥' 촬영에 한창인 한예리는 내년에 '최악의 여자' 개봉도 앞두고 있다. 동물적인 표현력과 똑똑한 작품 해석능력까지 겸비한 그녀가 앞으로 보여줄 연기가 기대된다.

2015-12-10 14:55:11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내한한 '스타워즈7' 주역들 "'심장' 있는 스토리 모두가 공감할 것"

"옛날 옛적, 머나먼 은하계에서는…(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검은 화면에 파란 글씨로 새겨진 이 문장이 친숙하게 느껴진다면 당신은 부인할 수 없는 '스타워즈'의 팬이다. 2005년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 이후로 스크린과 작별했던 이 화면을 10년 만에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3부작의 출발을 알리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개봉하기 때문이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조지 루카스가 1977년에 선보인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동안 6편의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명성을 쌓아온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다. 가상의 우주 세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선과 악의 대결 구도 속에 가족과 로맨스, 액션, 모험, 우정 등 다양한 테마를 담아내 전 세계 영화 팬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제작사 루카스필름이 2012년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 인수된 뒤 제작된 신작이다. J.J. 에이브럼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신예 배우 존 보예가, 데이지 리들리, 아담 드라이버, 오스카 아이삭 등이 출연한다. '오리지널 트릴로지(에피소드4~6)'의 주연 배우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 마크 해밀도 가세해 제작 단계부터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물론 일각에서는 4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시리즈가 새로운 세대의 관객과 호흡할 수 있을지 걱정하기도 했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주역들이 참석한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J.J. 에이브럼스 감독은 "이번 영화는 진정성으로 접근하려고 했다"고 연출의 주안점을 밝혔다. "가상적인 세계를 매우 현실적으로 표현하자는 조금은 바보 같은 접근법을 취했습니다. 또한 처음 '스타워즈' 시리즈를 접하는 관객도 이전의 작품들을 공부하지 않아도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J.J. 에이브럼스 감독는 '미션 임파서블 '스타트렉' 등 할리우드 대표적인 시리즈물에 참여해 흥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연이은 시리즈물 참여에 회의적인 생각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 작품은 놓칠 수 없었다. '스타워즈' 시리즈였기 때문이다. 에이브럼스 감독이 생각하는 '스타워즈'의 힘은 바로 "'심장'이 있는 스토리"다. "'스타워즈' 시리즈에는 강인한 힘이 있습니다. 선과 악의 대결 구도, 우정과 권력, 그리고 세상의 여러 많은 요소를 잘 녹여낸 '심장'이 있는 스토리에 있죠."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관전 포인트로는 신구 캐릭터의 조합을 꼽았다. 그는 "해리슨 포드가 한 솔로의 의상을 입고 한 솔로의 태도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흥미로웠다"며 "기존 캐릭터와 새로운 캐릭터 사이에 어떤 만남과 충돌이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만들었다. 이 점이 연출에서 가장 재미있는 요소였다"고 말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1983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 이후 30년 뒤의 이야기를 그린다. 구체적인 시놉시스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새로운 캐릭터의 활약에 팬들의 궁금증이 큰 이유다. 새로운 시리즈의 히로인인 레이는 영국 출신 신예 데이지 리들리가 맡았다. 리들리는 "레아 공주의 뒤를 이어 강인한 여성을 연기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공주 신분인 레아와 달리 레이는 어떤 지원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성장하는 인물"이라고 캐릭터 차별점도 설명했다. 적군인 스톰 트루퍼에서 레이를 돕는 인물로 변하는 핀 역은 존 보예가가 연기했다. 보예가는 "빛과 어둠을 각자 선택할 수 있는 '포스'를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귀띔했다. '프란시스 하' '인사이드 르윈' 등으로 국내에도 친숙한 아담 드라이버는 다크 사이드를 대변하는 악역 카일로 렌으로 출연한다. 그는 "기존 시리즈에서도 다크 사이드에 있는 캐릭터들을 좋아했다"며 역할에 대한 애착을 나타냈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방대한 세계관 때문에 선뜻 접근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방대한 이야기 속에 담긴 주제는 비교적 간결하다. 사랑·우정·희망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다. J.J. 에이브럼스 감독은 "요즘 뉴스를 보면 어두운 이야기도 많이 접하게 된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통해서 소망과 희망의 실체를 다시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기존 시리즈의 테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다시 돌아온 '포스'를 영접할 일만이 남아 있다. [!{IMG::20151209000153.jpg::C::480::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주연 배우 존 보예가, 데이지 리들리, 아담 드라이버(오른쪽부터)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손진영 기자 son@}!]

2015-12-09 14:07:08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윤계상 "보잘 것 없어도 괜찮아. 청춘이니까"

[스타인터뷰] 윤계상 "보잘 것 없어도 괜찮아. 청춘이니까" '극적인 하룻밤'서 청춘 대변 한예리와 '최고의 케미' "사랑만은 포기하지 마세요" "미흡하고 보잘 것 없어도 괜찮아. 청춘이니까." 영화 '극적인 하룻밤'(감독 하기호)로 돌아온 배우 윤계상(36)이 현대 사회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힘들어하는 청춘에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다. "전작 '레드카펫'의 정우와 이번에 개봉한 영화 '극적인 하룻밤'의 정훈은 비슷한 점이 많아요. 정우가 사회적 편견 때문에 자신의 꿈을 놓칠 뻔하다 주변인들에게 힘을 얻어 성장하는 인물이라면, 정훈은 사회가 정한 기준 때문에 찾아온 사랑을 놓칠 뻔한 위기에 처하는 인물이죠. 하지만 결국 시후(한예리)를 만나면서 한층 성장하죠. 사회의 '벽' 때문에 소중한 무언가를 놓치는 불행한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을 선택했어요." '극적인 하룻밤'은 헤어진 애인의 결혼식에서 만난 남녀가 서로의 인생에 강렬한 하룻밤을 보낸 뒤 '원나잇 쿠폰'을 만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윤계상은 N포세대를 대변하는 가진 것 없는 30대 기간제 체육교사 정훈을 연기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밝은 성향에 걱정ㄷ 없어 보이지만 아직도 불안정한 청춘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각자 전 애인의 결혼식에서 만난 남녀가 몸을 먼저 나누고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는 내용이 자극적이기는 하죠. 아마 그런 관계를 이해 못하시는 분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100% 내용에 공감하고 정훈을 이해했어요. 만약 정훈의 의도가 처음부터 불순했다면 공감하기 힘들었을텐데 '극적인 하룻밤'을 보내면서 두 사람은 첫눈에 반한 거라고 생각해요. 서로의 상처 때문에 '우리는 몸친 관계야'라고 선을 긋고 쿨한 척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사람은 이미 사귀고 있는 거죠. 눈만 마주쳐도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데 그게 어떻게 사랑이 아니에요? (웃음)" 함께 호흡한 상대 배우 한예리는 같은 소속사 식구다. '19금' 영화다보니 수위가 높은 장면이 다소 있다. 촬영 당시 어색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최고의 케미'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액션영화 찍는 것보다 더 치열하고, 순서에 맞춰 디테일하게 찍기 때문에 어색함을 느낄 순간조차 없었다"며 "오히려 편한 사람과 더 솔직하게 찍을 수 있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후반부에 두 사람이 서로의 입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에요. 그 신이 애드리브로 완성된 장면이거든요. '여자와 남자의 입장 차가 이렇게 다르구나'라는 것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시후를 사랑하지만 사회적으로 낮은 입지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정훈과 '누가 결혼하쟤? 연애하자는 건데'라고 말하는 시후가 남녀의 다른 성향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 장면 찍을 때가 가장 인상 깊었어요." '극적인 하룻밤'은 이미 10번째 시즌을 돌파한 연극으로 대중에게 유명한 작품이다. 하지만 윤계상은 단 한 회도 연극을 보지 않았다. 그만의 감성이 묻어나는 정훈을 연기하고 싶었다는 이유에서다. "제가 생각한 정훈은 하기호 감독님이에요. 어떤 영화든 감독님의 예술이기 때문에 감독님에 빙의되는 캐릭터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감독님이 정훈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가 대변한 거죠. 아마 감독님이 영화 보시고 가장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웃음)" 윤계상은 지금도 청춘이다. "항상 청춘이고 싶어요. 넘어져도 일어나고 실패하면 또 다시 도전하는 청춘이요. 청춘의 끝은 철이 들었을 때인 것 같아요. 배우는 특히 철이 들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제 감정과 삶, 환경 등 모든 것을 타협하는 순간 전진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죽을 때까지 배우의 길을 가고 싶다는 윤계상은 자신의 강점을 성실함이라고 꼬집었다. "꾸준히 연기해왔고 이제서야 연기의 맛을 알 것 같아요. 예전에는 뭔가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저 자신을 채찍질하고 제 연기에 떳떳하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앞으로도 저만의 연기색깔로 대중 앞에 서고 싶어요."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10대의 우상이었던 지오디(god)로 활동하던 때가 바로 어제 같다. 그런데 벌써 11년차 베테랑 배우가 됐다. "지오디 시절은 제 인생의 전성기였어요. 그때만큼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은 때가 또 있을까요? 그때가 그립기도 하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지금 더 많은 것을 보게 됐고, 이제와서 재미를 느낀 것도 많으니까요. " '극적인 하룻밤'은 풍파를 견디고 성장한 윤계상이 퍽퍽한 삶에 지친 청춘에게 전하는 메시지와도 같은 영화다. "다 포기해도 사랑하는 사람만은 포기하지 마세요. 지금 처지가 한심스럽고 좋지 않을 일을 겪고 있다고 해도 영원히 불행하지는 않거든요. 영화 보시고 힘 팍팍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015-12-07 13:07:34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마음 속에 우리의 음악이 남기를'…정규 2집 발표한 좋아서 하는 밴드

'좋아서 하는 밴드'(조준호·손현·안복진)가 두 번째 정규 앨범 '저기 우리가 있을까'를 들고 돌아왔다. 아련한 감성이 느껴지는 제목을 지닌 앨범에는 좋아서 하는 밴드 특유의 편안하면서도 담백한 음악을 담은 11곡이 수록돼 있다. 특히 전작과 달리 세 멤버의 하모니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데뷔 8년차에 접어든 밴드의 새로운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음반이다. 좋아서 하는 밴드는 2008년 버스킹 밴드로 출발했다. 활동 초기 밴드 이름을 묻는 누군가의 질문에 "그냥 저희는 좋아서 하는 건데요"라고 답한 것이 지금의 밴드 이름이 됐다. 2009년 첫 EP '신문배달'을 발표했고 그해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과 EBS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2013년에는 첫 정규 앨범 '우리가 계절이라면'을 발표했다. "이제 때가 됐다"는 생각으로 완성한 앨범이었다. 두 번째 정규 음반은 당초 지난해 발표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정규 음반이 지닌 부담감 때문에 예정보다 앨범 작업이 늦춰지게 됐다. 세 멤버들의 음악적인 색깔이 조금씩 달라지게 된 것 고민거리였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이들이 선택한 것은 바로 '프로듀서'였다. "좋아서 하는 밴드의 색깔을 고민하기에는 멤버 세 명의 취향이 점점 달라지고 있었어요. 밴드의 색깔을 고민하다가는 팀이 깨질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있었죠. 그래서 프로듀서를 생각하게 됐어요. 프로듀서를 통해 세 명의 다양한 모습을 조화롭게 하나의 앨범으로 담아내려고 했죠." (조준호) "밴드의 색깔이란 기본적으로 장르잖아요. 그런데 멤버들마다 선호하는 장르가 약간씩 달라요. 그래서 각자 쓰고 싶은 곡을 갖고 와서 하나로 잘 묶어낼 방법이 필요했어요." (손현) 밴드가 선택한 프로듀서는 우쿨렐레 피크닉 멤버이자 음반 프로듀서와 영화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인 이병훈이었다. "멤버들 다 마음에 들었던 프로듀서였어요. 작업하면서는 멤버 한 명이 더 늘어난 기분이었죠. 저희를 지휘해줄 사람이 생긴 거니까요. 정규 앨범에 대한 부담감도 많이 사라졌고요." (안복진)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세 멤버의 하모니다. 이전까지는 멤버들이 각자 작곡한 노래만을 불렀다면 이번에는 서로 화음을 맞추며 노래에 참여했다. 이병훈 프로듀서가 참여하면서 생겨난 변화다. '사랑의 베테랑'에서는 세 멤버가 이전에 들려준 적 없는 목소리로 노래했다. 안복진이 작사·작곡한 '명왕성'은 세 멤버마다 다른 연주로 노래를 불렀다. 앨범에는 안복진과 손현이 부른 버전이 수록됐다. 조준호가 부른 버전은 내년 1월에 따로 발매될 예정이다. 좋아서 하는 밴드가 8년 동안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공연이다. 올해도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오는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새 앨범에 담긴 세 멤버의 하모니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기회다. 멤버들은 "공연은 어떤 음악을 해도 재미있게 할 자신이 생겼다"며 "크게 웃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앨범은 밴드를 계속 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에서 시작했어요. '저기 우리가 있을까'라는 앨범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음악은 결국 마음으로 전해져야 남을 수 있는 거니까요. 이번 앨범은 부끄러울 것 없는 정말 마음에 드는 음반이에요. 그래서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이 앨범도 부끄러운 앨범이 됐으면 해요. 그만큼 음악적으로 성숙했다는 뜻일 테니까요. 그렇게 정규 3집, 4집도 낼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조준호) 사진/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2015-12-06 15:25:27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미소년' 내려놓고, 한층 더 성장한 현우

'파스타'의 막내 셰프였던 배우 현우(30)가 푸르미 마트 청과매장 점원으로 변신했다. 친구를 위해 노조 활동을 시작했고, 마지막에는 오랜 꿈이었던 본인의 가게까지 차렸다. 여전한 꽃미소를 자랑하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소녀 마음 뿐만 아니라 아줌마 마음까지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JTBC 드라마 '송곳'(극본 이남규·연출 김석윤)에서 현우가 연기한 주강민 이야기다. "기존에 참여했던 작품들과 내용적인 면에서 차별화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해요. 새로운 모습을 연기했기에 '더 잘할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남고요. 기존 출연작들에서는 연애와 사랑 이야기가 주였지만, '송곳'은 치열한 삶을 다룬 작품이다 보니까 촬영하면서도 인생에 대해 배운 것들이 많아요. 저를 깨우치게 만든 작품이죠."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송곳'은 대형마트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비정규직의 애환, 정규직 직원들의 노조 결성의 부담, 시위 과정의 어려움 등이 낱낱이 그려 큰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주제가 많이 무겁죠. 처음 대본을 받고 과연 제가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너무 하고 싶었어요. 주강민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인물이고 올곧은 성품을 가졌는데 어느 배우가 욕심이 안나겠어요." '긍정의 아이콘'으로 마트 사람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는 주강민의 모습은 실제로 현우와 많이 닮았다. 현우는 "성격 뿐만 아니라 웹툰을 이미 접한 사람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완성도에 많이 신경썼다"고 말했다. '송곳'은 드라마의 주제와 내용 면에서 웰메이드(well­made)라는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은 다소 부진했다. 지상파인 MBC 드라마 '내딸 금사월'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시청률은 낮았지만, 시청자의 호응은 좋았어요. 굳이 본방송 시청률에 연연할 필요가 없는 게 모바일, 재방송으로도 많이 보시니까요. 그리고 현장 분위기만 놓고 보면 시청률 1위였어요. 푸르미 마트 누나들과 즐겁게 웃으면서 촬영했고, 지현우 선배님, 안내상 선배님께 연기를 많이 배울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비슷한 작품에 다시 출연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왕 역할부터 거지 역할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지금은 좀 달라요. 계속해서 이미지 변신, 색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물론 좋죠. 하지만 한 번 했던 역할을 다시 하면 더 발전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 그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비슷한 나이 또래 연예인이 하나의 작품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를 때도 그는 묵묵히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쌓았다. 의기소침해질 법도 한데 그는 문제삼지 않는다. "예능, 드라마, 영화 등 종류에 상관없이 주어지는 역할 하나하나가 소중해요. 제가 나오는 작품을 누군가는 보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달리고 싶어요." 현우는 존경하는 배우는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지만, 롤모델은 없다고 한다. '앞으로 어떤 배우처럼 되어야지'라는 것보다 자신만 색깔을 찾으려는 것이다. "영화 '타이타닉'을 보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작품을 전부 찾아봤어요. 그 분 덕분에 배우라는 꿈을 꾸게 됐죠. 저 또한 작품을 통해서 시청자에게 기쁨을 주고 꿈을 심어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저만의 색깔로요."

2015-12-02 18:02:13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칠집싸이다’ 싸이, ‘월드 스타’ 무게감 벗고 ‘초심’을 찾다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두 번 다시 '강남 스타일'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3년 5개월 만에 7집 정규 음반으로 돌아온 가수 싸이(37)의 표정은 긴장된 듯하면서도 홀가분해 보였다. 지난 몇 년 동안 안고 살아온 '월드 스타'의 무게감을 덜어낸 것은 바로 '초심'이었다.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딴따라'가 된 가수", 그것이 바로 싸이의 그 초심이었다. 싸이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규 7집 음반 '칠집싸이다' 발매 기념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싸이는 새 음반의 더블 타이틀곡인 '나팔바지'와 '대디(DADDY)'의 뮤직비디오가 최초로 공개했다. 새 음반 준비 과정의 이야기도 과감없이 털어놓았다. 싸이가 국내에서 새 앨범을 내기까지는 3년 5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그는 "한때는 '공부가 제일 쉽다'는 우등생처럼 곡을 쓰는 게 쉬웠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네티즌 말처럼 중압감과 스트레스, 혹은 '미국병' 때문에 곡 쓰는 게 쉽지 않았다. 머릿속에 있는 많은 사공을 한 명으로 정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그동안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알려진 대로 싸이는 2012년 '강남 스타일'의 빅 히트로 '월드 스타'의 명성을 얻었다. '강남 스타일'은 빌보드 싱글 차트 2위까지 오르며 싸이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월드 스타'의 무게감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해외 시장을 겨냥해 발표한 '젠틀맨'과 '행오버'는 '강남 스타일'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그렇게 해외 활동을 마친 싸이는 올해 초부터 대학 축제 무대에 서면서 다시금 자신의 초심을 돌아봤다. 그 과정이 자연스럽게 '칠집싸이다'로 이어졌다. '강남 스타일'을 수록한 6집 음반 '싸이6갑(甲)'은 당초 '파트1'과 '파트2'로 나뉘어 발매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싸이는 '싸이6갑'의 '파트2'를 발매하지 않고 곧바로 정규 7집을 발표하게 됐다. "'강남 스타일'로부터 환기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앨범 타이틀인 '칠집싸이다'는 청량감 넘치는 시원함과 흥을 담고 있다. 월드 스타의 무게감에서 벗어나 싸이 본연의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총 9곡을 수록한 앨범에는 자이언티·씨엘·김준수·전인권·개코 등 국내 뮤지션과 윌아이엠·에드 시런 등 해외 아티스트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번 타이틀곡은 '나팔바지'와 '대디(DADDY)' 두 곡이다. '나팔바지'는 70~80년대 복고적인 느낌의 댄스곡이다. 올해 초 대학 축제 무대른 찾는 가운데 완성된 "쉽게 만든 노래"다. 반면 '대디(DADDY)'는 지난해 3월 완성된 곡으로 오랜 작업 끝에 선보이게 됐다. 하지원, 유희열, 씨엘 등이 출연하는 뮤직비디오는 '강남 스타일'부터 이어지는 B급 정서를 담고 있다. 싸이는 "업계의 정설은 어렵게 만든 노래는 잘 안 된다는 것이다. 두 노래가 어떤 반응을 얻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해외보다 국내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크리스마스에는 연말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 싸이는 "'강남 스타일'이 해외에서 얻어걸린 케이스고 '젠틀맨'이 처음부터 해외를 의도한 것이라면 이번 '칠집싸이다'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얻어걸릴까?'라는 느낌"이라고 심정을 털어놨다. 또한 빌보드 차트 순위에 대해서는 "'강남 스타일'과 비교한다면 어떤 아시아 가수도 그 스코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는 택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초심으로 돌아온 싸이가 대중에게 바라는 것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의 음악을 듣고 즐겨주는 것이다. "사실 가수가 꿈은 아니었어요. 작곡가가 되고 싶었지만 곡이 안 팔리는 게 아까워서 가수로 데뷔했죠. 그러다 보니 어느 새 15년째 가수를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잘 된 적도 많았지만 굉장히 혼난 적도 많았고요. 세월이 흐르면서 때도 묻었겠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건 자연스러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남 스타일'과의 비교는 정중히 사양할게요(웃음). 대신 제가 정성스럽게 만든 이 9곡을 골고루 섭취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손진영 기자

2015-11-30 16:22:54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정재영 "애드리브는 대사처럼, 대사는 애드리브처럼"

시종일관 버럭버럭하는 부장이라니. 직장인이라면 기피하고 싶은 상사임에 틀림없다.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감독 정기훈)에서 정재영(45)이 연기한 하재관이 바로 그런 부장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면 하재관이 마냥 밉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정재영만의 매력이 하재관의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사회 초년생의 애환과 성장을 그린 영화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스포츠신문사의 연예부 수습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도라희(박보영)가 정식기자가 돼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정재영은 그런 도라희에게 시련과 고난을 안기는 연예부장 하재관 역을 맡았다. 다혈질에 까칠한 성격을 지닌, 누가 봐도 나쁜 상사인 인물이다. "형사 역할은 많이 해봐서 이제 경찰서 구조까지 다 알 정도예요(웃음). 하지만 기자는 그렇지 않았어요. 많이 접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잘 모르는 직업이죠. 그런 기자들의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어서 인간적이라고 느꼈어요. 하재관 같은 인물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공감하고 이해합니다. 학교에도, 군대에도, 사회에도 하재관 같은 인물은 존재하니까요." 최근 몇 년 동안 정재영은 '내가 살인범이다' '방황하는 칼날' 등 스릴러 장르를 중심으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왔다. 연기의 톤도 다소 묵직했다. 그러나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의 정재영은 다르다. 보다 일상적인 톤으로 힘을 뺀 연기가 눈에 띈다. 오달수, 배성우, 진경 등 생활 연기에 정평이 난 배우들과의 앙상블도 인상적이다. 바로 이 자연스럽고 편안한 연기가 '나쁜 상사' 하재관을 인간적으로 만든다. 정재영 스스로도 이번 영화에서 연기의 재미를 많이 느꼈다. "'웰컴 투 동막골'이나 '실미도'처럼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가 재미있어요. 여러 배우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 보니 현장 자체가 재미있거든요. 배우가 많은 만큼 의외성도 있어요. 의외성이 있어야 재미있는 장면도 나오죠." 애드리브 연기도 많이 했다. 영화 후반부 도라희에게 밥을 사준 뒤 식당 밖으로 나온 하재관이 외국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하는 장면이 그렇다. 정재영의 애드리브 연기가 영화의 일상성을 극대화시키는 순간이다. 하지만 정재영이 막무가내로 애드리브 연기를 하는 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애드리브가 너무 많으면 지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애드리브는 대사처럼 느끼게 하고 대사는 애드리브처럼 하는 게 중요하죠. 그래야 자연스럽게 다가갈 테니까요." 2015년 정재영은 여느 해보다도 바쁘게 달려왔다. 지난 5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의 촬영을 마친 뒤에는 드라마 '어셈블리'로 안방을 찾았다. 첫 드라마 주연작이었다. 작품성과 연기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시청률이 아쉬웠다. 정재영은 "드라마 들어가기 전부터 시청률이 많이 안 나올 소재와 이야기라는 건 알고 있었다"며 "시청률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작품을 좋아해준 분들이 많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기쁜 일도 있었다. 지난 10월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로카르노국제영화제와 영평상, 아시아태평양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정재영에게는 "의외의 선물" 같은 상이었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정재영은 늘 그래왔듯 유쾌한 모습으로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나중에 데스크가 되더라도 하재관처럼은 하지 말라"는 농담으로 끝인사를 전했다. 웃음 속에서 정재영의 인간적인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IMG::20151129000096.jpg::C::480::배우 정재영./손진영 기자 son@}!]

2015-11-30 03: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안세하 "'효자손' 말고 '옆집 배우'가 되는 게 꿈"

지난 11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는 주연 배우인 황정음과 박서준 외에도 유독 신스틸러가 많았다. 그중 베스트를 꼽으라면 단연 안세하(28)였다. 안세하는 '그녀는 예뻤다'에서 패션잡지 더 모스트의 기자 김풍호로 등장해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효자손을 들고 어슬렁거리는가 하면 툭툭 내뱉는 경상도 사투리로 웃음을 유발했다. 드라마 후반부에 가서는 그가 부사장임이 밝혀져 시청자에게 반전을 안겼다. 최근 홍대 앞 카페에서 안세하를 만났다. 드라마에서 들고 나온 효자손만 없었을 뿐 '그녀는 예뻤다'의 김풍호가 TV 밖으로 나온 듯 했다. "풍호가 부사장이라는 사실은 저도 촬영하면서 알게 됐죠. 짜릿하더라고요. 재벌 2세라고 꼭 잘생겨야 하나요? 현실에서는 회장 아들도 저처럼 생겼을 수 있잖아요." '그녀는 예뻤다'는 안세하에게 참 감사한 작품이다. 안세하라는 배우의 존재를 정확히 집어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는 김풍호 역할에 캐스팅되기 위해 오디션을 봤고 감독은 그에게 기회를 줬다. "감독님과 동료 배우들이 많은 걸 오픈해 주셨어요. 제가 애드리브를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그런 부분을 다 받아주셔서 참 감사하죠. 저도 나름대로 캐릭터를 살리려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원래 사투리를 쓰지만 대사 톤에 좀 더 신경 썼고요. 효자손으로 보여줄 수 있는 행동도 연구했죠. 물론 효자손은 작가님이 써놓으신 시놉시스에 있던 거였지만요." 대학 졸업 후 유학길에 오르기 전 우연히 들른 서울에서 본 연극 오디션이 그에게 배우가 되는 계기가 됐다. 안세하는 뮤지컬 '비처럼 음악처럼'의 바람잡이와 코러스 담당을 시작으로 활동반경을 서서히 넓혀갔다. "작곡가 역할을 맡은 배우가 몸이 아파서 못 나온 날이 있었어요. 그날 연출 감독님이 저보고 그 배우 대신 무대에 서라고 하더군요. 제가 동선을 꿰고 있었으니까요. 그때 처음 무대의 맛을 알게 됐어요. 이후 '뉴보잉보잉' '올슉업' 등 다양한 작품으로 무대에 올랐죠." 안세하는 배우라는 직업의 양면성을 잘 알고 있다.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말처럼 지금은 배우여서 정말 행복해요. 많은 분이 알아봐주셨고 드라마 성적도 좋았고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반복되는 이미지의 캐릭터가 굳어지면 대중은 외면하겠죠. 그 부분은 저도 사람이기에 두려워요. 하지만 계속 즐겁게 열심히 하다 보면 전혀 다른 성격의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머물러있지 않고 징검다리를 건너듯 전진하려고요." 드라마를 마친 그는 두 편의 독립영화 출연을 앞두고 있다. "어떤 작품에 출연하든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해요. '옆집 배우'가 제 꿈이에요. 꾸밈 없고 소탈하면서도 편안함을 주는 배우요. 그리고 작품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친근함과 편안함을 준다는 건 참 행운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그런 강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보세요. 친근하면서도 편안하지 않나요? 옆집에 살 것 같잖아요." [!{IMG::20151126000149.jpg::C::480::'그녀는 예뻤다' 안세하./메트로신문 손진영}!]

2015-11-27 03:00:00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도리화가' 수지 "큰 무대 향했던 꿈, 점점 소탈해지고 있어요"

'건축학개론' 개봉 즈음 인터뷰에서 수지(21)는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가 꿈"이라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3년이 지나 '도리화가'(감독 이종필)로 다시 만난 수지에게 그때의 이야기를 꺼냈다. "제가요? 별 이야기를 다했네요(빵 터짐). 그런데 지금도 똑같습니다. 다만 꿈이 그때보다 조금 더 소탈해졌어요." 어릴 적에는 막연하게나마 큰 무대 위에 서는 것이 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0대 초반을 지나가고 있는 지금 수지는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고 있다. '도리화가'의 진채선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국민 첫사랑.' '건축학개론'의 흥행은 수지에게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수식어를 선사했다.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만큼 작품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수지는 신중했다. 바로 이어 선택한 드라마 '빅'에서는 주연이 아닌 조연의 역할을 했다. 1년에 한 작품씩 조심스럽게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수지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을 작품을 기다렸다. "'건축학개론'을 마친 뒤에도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지는 않았어요. 회사에서 저에게 주신 건 그랬어요(웃음). 그리고 받은 시나리오도 여리여리한 예쁜 역할이 많았고요. 잘 끌리지가 않더라고요. 그러다 '도리화가'의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제 안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생겨났어요. 드라마 '구가의 서'를 마친 뒤라 다음 작품으로 현대극을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도리화가'는 놓칠 수가 없었어요." '도리화가'는 조선 후기 판소리의 대가인 신재효와 그가 키워낸 최초의 여류 소리꾼 진채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여성은 소리를 할 수 없다'는 금기를 깨고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진채선의 성장담, 그리고 스승인 신재효를 향한 존경과 애정이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아름다은 영상으로 펼쳐진다. 수지가 진채선에게 마음이 움직인 것은 자신과 닮아있는 점이 많아서였다. 특히 연습생 시절의 기억이 많이 떠올랐다. "JYP 연습생이 되기 전 댄스 동아리에 들어갔었어요. 부모님의 반대가 컸죠. 그런데 정말 힘들게 연습했거든요. 그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JYP 연습생에 들어간 뒤에는 저 혼자 주말에 서울까지 올라와 연습했어요. 남들보다 못한다는 생각에 억울하기도 했죠. 남들보다 일찍 연습에 나가 남들보다 늦게 들어갔어요. 그렇게 해도 실력이 늘지 않아 서럽고 속상했고요. 그렇게 한계에 부딪혔던 순간의 기억들이 이번 영화를 하면서 많이 떠올랐어요." 그러나 촬영을 준비하면서부터는 또 한 번 '멘붕'의 연속이었다. 판소리부터 그랬다. 박애리 명창으로부터 1년 가까이 판소리를 배웠다. 표준어였던 대사도 촬영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전라도 사투리로 바뀌었다. "감독님은 제가 광주 출신이니까 그냥 찌르면 사투리가 나올 줄 아셨나 봐요(웃음). 하지만 저는 사투리가 오히려 좋았어요. 채선이의 순박함과 당찬 모습이 더 잘 표현됐으니까요." 판소리라는 꿈을 이루고 싶은 간절한 마음, 그리고 스승을 향한 존경과 사랑이 뒤섞인 애틋함을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배우 경험이 있는 이종필 감독의 친절한 디렉션이 도움이 됐다. 그렇게 수지는 진채선의 복잡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수지가 가수로서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 악바리 근성 때문이었다. 연기도 마찬가지였다. 데뷔작인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부족한 연기력으로 지적도 많이 받았다. 그럴수록 "더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강하게 생겼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지금은 달라진 부분도 많다. "저 자신에게 엄격해요. 예전에는 스스로를 계속 채찍질했죠.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그렇게 채찍질만 하면 제가 먼저 지치겠더라고요.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어요(웃음)." 예전에는 막연한 마음으로 알 수 없는 꿈을 쫓았다. 그러나 지금의 수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가고 있다. 20대가 그렇듯 수지도 성장하고 있다. "예전에 쓴 일기랑 지금을 비교하면 정말 바뀐 점이 많더라고요(웃음). 그때는 무조건 큰 무대에 서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해야 할 것만 같았어요.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채 말이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좋아하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사실 저는 음악도 잔잔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노래를 좋아하거든요. 그런 음악은 큰 무대에서 할 수 없잖아요. 어렸을 때는 내 꿈과 내가 원하는 것이 사실 달랐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저에게 맞는 것, 그리고 제가 원하는 것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있어요.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하루 하루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살고 싶어요." [!{IMG::20151125000102.jpg::C::480::가수 겸 배우 수지./손진영 기자 son@}!]

2015-11-25 15:01:23 장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