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미소년' 내려놓고, 한층 더 성장한 현우
'파스타'의 막내 셰프였던 배우 현우(30)가 푸르미 마트 청과매장 점원으로 변신했다. 친구를 위해 노조 활동을 시작했고, 마지막에는 오랜 꿈이었던 본인의 가게까지 차렸다. 여전한 꽃미소를 자랑하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소녀 마음 뿐만 아니라 아줌마 마음까지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JTBC 드라마 '송곳'(극본 이남규·연출 김석윤)에서 현우가 연기한 주강민 이야기다. "기존에 참여했던 작품들과 내용적인 면에서 차별화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해요. 새로운 모습을 연기했기에 '더 잘할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남고요. 기존 출연작들에서는 연애와 사랑 이야기가 주였지만, '송곳'은 치열한 삶을 다룬 작품이다 보니까 촬영하면서도 인생에 대해 배운 것들이 많아요. 저를 깨우치게 만든 작품이죠."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송곳'은 대형마트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비정규직의 애환, 정규직 직원들의 노조 결성의 부담, 시위 과정의 어려움 등이 낱낱이 그려 큰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주제가 많이 무겁죠. 처음 대본을 받고 과연 제가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너무 하고 싶었어요. 주강민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인물이고 올곧은 성품을 가졌는데 어느 배우가 욕심이 안나겠어요." '긍정의 아이콘'으로 마트 사람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는 주강민의 모습은 실제로 현우와 많이 닮았다. 현우는 "성격 뿐만 아니라 웹툰을 이미 접한 사람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완성도에 많이 신경썼다"고 말했다. '송곳'은 드라마의 주제와 내용 면에서 웰메이드(wellmade)라는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은 다소 부진했다. 지상파인 MBC 드라마 '내딸 금사월'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시청률은 낮았지만, 시청자의 호응은 좋았어요. 굳이 본방송 시청률에 연연할 필요가 없는 게 모바일, 재방송으로도 많이 보시니까요. 그리고 현장 분위기만 놓고 보면 시청률 1위였어요. 푸르미 마트 누나들과 즐겁게 웃으면서 촬영했고, 지현우 선배님, 안내상 선배님께 연기를 많이 배울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비슷한 작품에 다시 출연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왕 역할부터 거지 역할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지금은 좀 달라요. 계속해서 이미지 변신, 색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물론 좋죠. 하지만 한 번 했던 역할을 다시 하면 더 발전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 그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비슷한 나이 또래 연예인이 하나의 작품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를 때도 그는 묵묵히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쌓았다. 의기소침해질 법도 한데 그는 문제삼지 않는다. "예능, 드라마, 영화 등 종류에 상관없이 주어지는 역할 하나하나가 소중해요. 제가 나오는 작품을 누군가는 보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달리고 싶어요." 현우는 존경하는 배우는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지만, 롤모델은 없다고 한다. '앞으로 어떤 배우처럼 되어야지'라는 것보다 자신만 색깔을 찾으려는 것이다. "영화 '타이타닉'을 보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작품을 전부 찾아봤어요. 그 분 덕분에 배우라는 꿈을 꾸게 됐죠. 저 또한 작품을 통해서 시청자에게 기쁨을 주고 꿈을 심어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저만의 색깔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