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요 산업 먹구름…조선, 이차전지, 반도체 '선방'
내년 주요 산업들에 먹구름이 잔뜩 낄 전망인 가운데 그나마 조선, 이차전지, 반도체가 선방할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경기 하향세, 중국 성장률 하락, 수출 둔화 등으로 국내 주요 산업들이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연간 2.6%로 올해보다 다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26일 내놓은 '2019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내면서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을 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철강, 정유, 석유화학, 가전,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음식료 등 14개 업종으로 꼽았다. 우선 이들 업종의 내년 수출은 선진국의 경기 둔화, 개도국의 성장 정체속에서 보호무역주의 강화, 국제유가 보합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폭 제한, 반도체 가격 인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연구원은 올해 5.2%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는 이들 산업 수출이 내년엔 3.6%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수출 둔화와 함께 국내 경기 부진으로 내수까지 위축되면서 주력산업의 성장을 제약해 생산도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내수는 자동차, 섬유, 가전, 음식료 등 소비재 중심으로 증가하겠지만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소재부품산업은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을 예상했다. 산업연구원 민성환 연구위원은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내수는 급속하게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고, 소비 역시 연 2%대 증가율로 떨어지면서 둔화되는 모습"이라면서 "수출은 물량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단가는 기저효과로 인한 유가 상승폭 축소 등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떨어져 역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 연구위원은 또 내년 세계경제에 대해 "선진권은 미국경제의 성장률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과 유로권도 약간 낮은 성장률에 그칠 것"이라며 "중국은 연 6%대 초반까지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제유가는 경기 둔화 등 하방 압력이 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등과 맞물리면서 내년엔 보합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의 강세(원화 약세)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져 소폭 상승(원화가치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국내외 거시경제 전망이 전반적으로 우울한 가운데 주력산업들은 수출, 생산, 내수 등 각 부문에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내년 수출 증가세가 올해보다 둔화될 전망인 가운데 완성차 수출은 수요 감소, 신흥시장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일반기계 역시 글로벌 성장세 둔화,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수출에서 타격이 예상된다. 다만 올해 침체됐던 조선은 LNG 운반선 건조, 생산량 증가 등으로 내년엔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에선 조선, 철강, 가전은 증가세가, 반도체, 이차전지, 일반기계 등은 둔화세가 각각 예상된다. 내수는 자동차, 섬유, 가전, 정보통신기기, 음식료 등이 선방할 전망인 가운데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은 수요산업의 국내생산 부진으로 침체가 불가피하다. 산업연구원은 이처럼 주요 산업의 침체를 막기 위해 ▲내수 진작을 위한 공공 및 민간소비 확대 ▲고부가 및 유망 신산업 성장 촉진을 통한 경쟁력 제고 및 내수 활성화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활성화 지원 ▲수출품목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수출 확대 전략 ▲산업의 강건성 제고를 위한 혁신생태계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임자 연구위원은 "아울러 기존 수출시장은 경쟁이 심화돼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시장 진출 등 수출시장 다변화를 모색해야한다"면서 "국내 생산 및 내수의 활성화를 위한 법 제도 정비, 금융, 규제 완화 등 제반 인프라 재정비를 통해 기업환경도 개선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