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연구팀, 다공성 유기고분자 나노구조 정밀제어 성공
부산대학교는 응용화학공학부 김일 교수 연구팀이 값싼 벤젠과 유도체에서 나노 다공성 유기고분자 구조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나노 다공성 유기고분자'는 잘 정의된 기공 구조와 정교한 표면 화학을 결합하는 방법의 완벽한 예다. 다공성 고분자는 구조에 따라 응용 분야가 달라지는데, 기공 크기를 잘 조절함으로써 물질이 활성 부위에 접근할 수 있게 하고, 구조를 여러 가지로 변형시켜 이산화탄소와 같은 가스 흡착·변환, 촉매, 환경 개선, 에너지 저장 및 생물 의학·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흔히 알려진 산-염기 반응을 이용해 값싼 벤젠과 그 유도체를 원하는 방향으로 중합(polymerization)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방법을 자기 조립과 조합함으로써 다공성 유기고분자의 구조를 구형, 튜브형, 박막형, 동공형, 벌집모양 등으로 쉽게 조절할 수 있었다. 기존 방법으로는 다공성 유기고분자의 구조를 제어하기 위해 3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첫째, 합성 중에 템플릿(형틀)을 사용하게 되는데 제조 후 이를 제거하기 위해 맹독성 용매를 사용해야 한다. 둘째, 템플릿을 사용하지 않고 제조하는 기존 방법은 반응 시간이 길고, 고온·고압이 필요하다. 또 정제 과정이 까다로워서 수율이 낮아 대량 생산을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는 기계 화학적 방법으로 단 수 분 만에 제조하는 방법이 있으나 반응 시간이 짧아 구조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구조가 제어된 다공성 유기고분자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은 상업적 응용의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제조 및 변성 기술은 실험실 규모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값싼 원료와 간단한 화학을 잘 조합하면 정교한 구조의 다공성 유기고분자를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한 경로로 제조할 수 있다. 다공성 유기고분자의 구조와 기능 간 관계에 대한 학술적 이해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화학, 재료 과학, 역학, 물리학, 생물학을 포함하는 학제 간 접근으로 특정 응용 분야에 적합한 다공성 유기고분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최첨단 조립 방법 및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심층적 검토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다공성 유기고분자의 구조를 제어하기 위한 합리적인 접근 방식의 선택이 가능하게 됐다. 이를 통해 실험실에서 산업 및 상업 응용 분야로의 확장·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이렇게 만든 다공성 나노캡슐은 90% 이상의 효율로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목재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로부터 포도당을 제조하는 효율적인 촉매로 쓸 수 있었다. 구조를 달리하면 이산화탄소의 저장체로도 사용할 수 있었으며, 염료로 오염된 폐수에서 염료를 제거하는 데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 이 다공성 카본 소재의 경우 매우 안정해 반응 과정에서 작용기가 없어지는 일도 발생하지 않아 효율의 손실 없이 최소 5회 이상 재활용할 수 있는 경제성도 갖추고 있다. 특히 매우 안정된 구조로 섭씨 800℃ 이상으로 소성(燒成)한 후에도 원래 모양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 김일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각종 촉매는 물론 연료전지, 슈퍼커패시터, 리튬이온전지, 트랜지스터, 항공우주 및 자동차용 복합재료, 약물전달 시스템, 바이오센서 등에 쓰일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지원사업(유형1)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프로그레스 인 폴리머 사이언스(Progress in Polymer Science)' 5월 6일 자 온라인에 게재됐다.